편한 건 달콤하다고 생각하십니까? 의정부시 평생학습원이 주최한 평생학습 박람회가 지난 10월 12일(토) 의정부 경전철 효자역에 있는 해바라기 공원에서 열렸다. 평생학습 박람회는 시민들의 평생학습의 성과를 공유하고 배움의 즐거움을 알리는 소통의 장으로서 많은 시민이 박람회를 즐기기 위해 이곳을 방문했다. 박람회가 개최된 해바라기 공원은 20년간 건설폐기물이 방치되었던 공간으로 시의 각고의 노력 끝에 해바라기를 심어 생태환경공원으로 재탄생한 장소다. 이곳에서 열린 평생학습 박람회는 환경보호를 메인 테마로 설정, 환경 퍼포먼스를 비롯해 환경전시, 환경 카페, 친환경 체험 부스 등을 운영하며 지구 환경문제 해결을 위한 실천을 시민들이 직접 체험하고 나누는 박람회로 꾸며졌다. 박람회의 메인 환경 퍼포먼스인 ‘달고나, 달콤한 진실’을 진행한 이경래 작가는 2008년부터 지구 기후 위기로 인한 여러 환경문제를 이야기해오고 있는 예술가다. 그가 박람회 한켠에 마련된 부스에서 제자들과 나란히 앉아 달고나를 구우며 시민들을 맞는 모습은 예사롭지 않아 보였다. 시민들이 달고나를 요청하며 부스에 몰려들었다.“편한 건 달콤하다고 생각하십니까?”달고나를 요청한 시민에게 이경래 작가가 질문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당황하던 시민들은 대답을 망설였다.공간디렉터, 공간 연출, 디자인, 퍼포먼스, 조각, 그림 등 미술의 세계를 아우르는 그의 주제는 단연 환경이다. 그런 그가 의정부 축제 현장의 작은 부스에서 달고나를 굽게 된 사연을 이경래 작가에게 직접 들어보았다. 이 퍼포먼스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인간의 역사는 편리함을 쫓는 역사입니다.어렸을 때 달고나를 먹었던 시절의 편리함에 비하면 지금은 더 많이 달콤해지고 편해졌지요.지구의 구성원 중 인간만 있는 건 아닌데 인간만 편해지고 달콤해졌어요. 다른 생명체들은 불편해졌고, 덜 달콤해졌습니다.달고나에는 여러 동물 모양이 찍혀 있습니다. 이것은 우리가 달콤하게 보내던 시간 동안 멸종위기 동물은 우리의 달콤함에 화석처럼 갇히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사람들이 달고나에 찍힌 동물 모양을 부서트리지 않으려고 힘을 조절하고 정성을 들여 조심스럽게 다루듯이, 파괴된 환경 속에 갇힌 동물과 멸종위기 동물들을 구하는 것 또한 우리의 정성과 관심이 필요한 일입니다.그럼 우리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상생활에서 조금 덜 달콤하게 살아야 합니다. 약간 불편하게 살아야 합니다. 그것이 현재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인간의 해법일 수 있습니다.‘달고나, 달콤한 진실’은 이런 메시지를 전하는 퍼포먼스입니다. 환경 분야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2008년부터 환경과 관련된 활동을 해왔습니다. 그때는 지구 온난화에 대해 굉장히 시끄러웠고, 곧 기후 위기가 올 거라고 예상하던 시기였습니다. 저는 그 부분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였는데, 그때 사람들은 그렇게 관심이 많지 않았습니다.2023년 현재는 지구 온난화를 넘어 기후 위기가 이미 와 있습니다. 그래서 여러 콘텐츠 활동을 통해서 사람들에게 환경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주고 마음을 움직이는 데 노력하고 있습니다.저는 제 옆에 있는 사람이 행복해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입니다. 내가 행복하려면 옆 사람이 행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옆에는 약자가 있습니다. 환경을 비롯해 여성, 노인, 아이, 장애인 등 약자가 행복한 것이 진짜 행복한 세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그 방향으로 달려왔습니다. 의정부 시민에게 한마디 작은 걸 아껴 쓰고, 나누고, 배려하고, 사랑하고, 지구를 위하고, 남을 위하고, 결국 나를 위하는 행위 그 자체가 가장 아름다운 활동이라고 생각합니다.기후를 위하고 지구를 위한 멋진 삶을 살아야 하는데, 사람들은 그 방법을 잘 모르는 것 같습니다. 오래 쓰고, 낡은 것을 사랑하며 물건에도 시간과 가치를 부여하고 사랑한다면 인간뿐 아니라 다른 생명체에게도 달콤한 시간이 찾아올 거라고 믿습니다.앞으로도 환경과 관련된 예술 활동과 문화적 코드로 시민들과 만나겠습니다. 환경을 위해 사람들이 불편해지더라도 그들에게 그것이 즐거운 일이 될 수 있게 좋은 콘텐츠를 개발하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