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보면서 펜으로 배우는 영어가 아닌 실제로 대화를 해 보는 영어 연습장을 실험합니다.2023년 10월 20일, 금오동에서 백만원실험실 ‘책 없는 생활 영어 실험실’ 이 진행되었다. 이번에 방문하게 된 실험실은 10월 13일에 한 번 이루어진 후의 두번째 시간이었다. 실험지기님은 ‘책 없는 생활 영어 실험실’이 우리가 ‘공부’로 여기고 어려워하는 영어를 다른 방법으로 접해보자는 시도에서 시작되었다고 했다. 그래서 실제로 책상 위에는 교재가 없었고 앞에 사람들만이 모여 앉았다. 들여다 볼 책이 없다보니 어색한 분위기를 바꾸고자 참여자 분들은 입을 열었고 이후 한참동안 이야기했다. 참여자분들 중 대부분이 실험지기님에 대해 알고 있었고 이 분들이 실험지기님을 알고 있었던 것은 '동물활동' 이 연결고리였기 때문이었다. 그 사실을 알게 된 이후 여러 동물들에 대해 이야기를 했는데, 그 과정에서 특히 고양이에 대한 참여자분들의 사랑을 많이 느낄 수 있었다. 동물, 고양이로 알게 되었다가 영어로 뭉친 아이러니한 상황이라며 참여자분들은 함께 웃었다. Q. 실험지기님의 소개를 부탁드립니다!A. 안녕하세요! 어렸을 때부터 미국에서 살다가 26살이 되던 해에 한국에, 의정부에 와서 영어 교육, 동물 관련 활동을 쭉 지금까지 하고 있는 사람입니다. 처음부터 지금까지 의정부에서 계속 거주하고 있어요! Q. 한국에 오시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요? 특별히 의정부에 오시게 된 이유도 따로 있을까요?A. 일단 특별히 의정부에 오게 된 것은, 저희 어머니가 의정부에 살고 계시기 때문이었습니다! 미국에 오래 나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 아는 사람이 없었어요. 그래서 어머니가 계시는 의정부에 가야 하겠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한국에 살기 위해 온 것은 아니었어요. 오빠가 결혼식을 하게 되어 온 것인데, 오게 된 김에 미국에서 오랜 시간 살면서 어머니와 오래 같이 있지 못했으니 결혼 전에 어머니와 같이 살아보고 싶어 졌어요. 그래서 1년 정도만 같이 살아 보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살다 보니까 한국이 좋아지게 되었어요. 거기에 더해 동물 관련 활동도 하게 되었죠. 그래서 결국 미국 시민권은 포기하고 한국에서 살게 된 것이랍니다. Q. 의정부시에서 ‘백만원실험실’ 이 진행 중이라는 것을 어떤 경로로 알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A. 제가 동물단체를 운영하고 있어요. 저와 동물 단체를 함께 운영 중인 운영진 분 중에 시청, 국가기관과 같은 곳에서 하고 있는 프로그램에 관심이 많으신 분이 있었어요. 그래서 그 분이 운영진 단톡에 “이런 실험실을 진행 중이니까 고양이, 길고양이 중성화와 관련해서 해보는 것 어떠세요?” 라며 제안을 하셨어요. 그런데 저는 제가 매일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입장이었고 또 그것이 더 친근하고 접근하는 방법도 쉬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처음에는 영어를 주제로 해보고, 다음번에 고양이 관련해서 해보자 하는 마음을 먹고 시작해보게 되었습니다.Q. ‘책 없는 생활 영어 실험실’ 소개를 부탁드립니다.A. 제가 오래 영어를 가르쳤어요. 한국에 처음 왔을 때는 영어학원에서 네이티브로 영어를 가르쳤었는데 그 곳은 1시간 안에 다양한 책을 아이들에게 가르쳐야 하는 곳이었어요. 책의 정해진 페이지를 검토해야 한다고 하나? 보는 것, 책에 너무 집중이 되어있었고, 아이들 숫자도 너무 많았죠. 또 오후에는 고급 영어 하는 분들을 만나는데 마찬가지로 고급 영어 수준의 책에서만 나오는 표현들을 보고, 공부하는 것에만 집중이 되어 있었어요. 그런 것을 보고 ‘아 이건 영어 실력을 늘릴 수는 없겠다.’ 라고 생각해서 제가 학원을 다 마쳐 놓고 따로 나와서 또 영어를 가르치게 되었어요. 그때는 제가 원하는 방법으로 영어를 가르쳤고, 그렇게 가르치면서 20 년이 흘렀습니다. 그 과정에서 ‘영어라는 것은 이렇게 가르쳐야 하겠다!’ 는 어떤 마인드를 갖게 되었어요. 책을 통해서 가르치는 영어는 책을 덮으면 끝난다는 느낌이 들었고 책 없이 끊임없이 끊어지지 않는 대화를 해보는 것이 실제로 말할 수 있는 영어 실력 향상에 훨씬 더 도움이 되겠다고 느꼈습니다. 그래서 고개 숙이고 책만 보다가 책 덮고 끝나는 교육이 아니라 실제로 해보는 영어를 해야 하겠다고 생각했고, 그러기 위해서는 책이 없어야 되겠다는 생각을 하면서 시도하게 된 ‘책 없는 생활 영어 실험실’ 입니다. Q. 실험실 진행하시면서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있으신 가요?A. 두 번의 수업 중에 전 수업과 후의 수업은 대상이 달랐어요. 전에 했던 수업(첫번째)은 고급 영어였고 이번 수업은 완전히 초급영어로 이뤄졌는데요, 고급영어였던 수업은 정말로 이 ‘책 없는 생활 영어 실험실’ 의 장점이 드러났던 것이, 가르친다는 것보다 대화가 정말 많이 있었고 영어로 계속 대화가 오가고 편안하게 진행이 되었어요. 두 번째는 기초 중에서도 아주 기초였기 때문에 가르치는 분위기가 살짝 강했죠. 대화가 나오는 중에 제가 끌어낼 수 있는 부분들을 영어로 쉽게 접근을 하고 편안하게 접근하는 수업이 진행이 되었어요. 사실 고급 영어는 고급 수준까지 가기 위해서 그분들이 굉장히 많은 노력을 했고 시간을 투자하셨기 때문에 제가 원했던 ‘책 없는 영어 실험실’의 마지막 단계의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영어 실력으로 따지면 어느 정도 마스터 단계에 이미 와 계시는 분들이었기 때문에 이 ‘책 없는 영어 실험실’의 그 컨셉트를 그대로 표현할 수 있었던 편안한 시간이었어요. 그런데 저는 두번째 수업이 훨씬 좋았다고 느꼈어요. 아무래도 실험실이기 때문에 뭔가 새로운 시도를 해보는 그러한 도전의 의미가 있다고 생각을 했어요. 실험실로 인해 두번째 수업에서는 아주 기초를 다지는 단계라고 하여도 책이 없이 영어를 편안하고 재미있게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많은 웃음도 오고 갔고요. 또 두 시간을 계획했는데, 다 끝나고 참여자분들이 돌아가시고 나서 그 분들과 전화, 카톡으로 대화를 해보았는데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좋았다고 하셨어요. ‘어디에서도 이런 교육을 받아 보지 못했고 영어라는 것도 이렇게 재미있고 편안하게 배울 수 있구나, 머리에 쏙쏙 들어온다!’ 라는 리뷰를 받았어요. 그래서 이런 새로운 도전 속에서 책이 없이 그동안 해왔던 방법이 아닌 것으로 즐겁게 영어를 배울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하게 된 것이 저에게는 굉장히 좋은 결과였죠. 두번째 수업은 정말 획기적이었고 실험실 해보기를 너무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실험이 진행된 시간이 워낙 늦은 시간이라 실험지기님과는 실험 진행이 있고 난 후 따로 약속을 잡고 이야기를 나누었다. 영어와 관련한 이야기를 나누며 공감이 되어서 하고 싶은 말도 많았던 것 같다. 에디터인 나도 영어를 '대화' 를 접목해서 직접 실천해보며 배워본 적은 없었고, 실험지기님이 말씀을 주신 것처럼 책에 있는 내용을 암기하고 기억하려고 노력하는 그러한 것들만 경험해본 기억 뿐이었다. 학교에서도 학원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책 없는 생활 영어 실험실' 에 참여해 리뷰 주신 참여자분들과 나도 비슷한 의견이다. 대화와 함께 배웠던 표현들이 다 기억이 났다. 아무래도 함께 소통하며, 대화 중에 튀어나온 영어표현을 배우니까, 했던 이야기를 기억하면서 함께 영어 표현까지 기억하게 만들었다. 정말 신기한 경험이었다. 공부할 때 '마인드맵' 이라는 것으로 공부하는 것처럼, 연결고리가 생겨서 기억하는데에 도움이 되었다. Q. 활동을 준비하시거나 진행하시면서 어려웠던 부분이 있으셨나요?A. 이렇게 말씀드리면 조금 교만하다고 생각하실 수도 있으실 것 같은데요(웃음). 말씀 드리자면 영어란 것을(수업을) 오랫동안 해왔고 사람들을 모으고 또 봉사하러 영어를 가르치는 경험도 음 아주 많지는 않지만 오랫동안 꾸준히 해왔기 때문에 어려웠던 점은 없었어요. 그냥 준비하는 것도 즐거웠고 편안했었고 기대가 굉장히 컸었고요. 해보고 싶었던 걸 해봤기 때문에 좋았습니다. 실험실 진행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없었는데요, 굳이 꼽자면 문화도시의정부에서 백만원실험실을 진행하기 위해 제출하라고 말씀주시는 서류들이 있어요, 한국어를 대단히 잘 하는 것이 아니라 좀 어려웠어요. 뭐를 많이 하라고 하시더라고요(웃음). 보고서나 그런 것들이요. 그런 것 정도인 것 같습니다. Q. 진행하시면서 혹시 문화도시의정부에 바라시는 것이 따로 있으신 가요? ‘이렇게 해주었으면 좋겠다’, ‘이런 부분은 고쳤으면 좋겠다’ 하는 사소한 의견도 좋습니다.A. 제가 진행하는 실험실의 경우엔 다른 실험실에 비해 전 준비단계가 그렇게 복잡하지 않았어요. 성격 상 영어교육이었기 때문에요. 다른 실험실 담당자 분들은 스포츠의 경우 특정한 장소가 필요하기도 하고, 각종 필요 물품도 있었을 것이고요. 그런 부분은 도움을 많이 주시더라고요. 전단지라고 해야 되나? 이렇게 사람들에게 실험실을 소개하기 위해 만드는 것들도 제작을 도와주시더라고요. 이미지 작업 같은 부분들… 그런 부분들에서 실험지기 홀로 하게 내버려두지 않으시고 필요한 부분들을 최대한 열심히 서포팅 해주려고 하셨던 부분들이 제가 기대했던 것보다는 훨씬 많았기 때문에 바라는 부분들은 사실 없었어요. 다른 분들, 필요하신 분들에게 충분히 도움을 주시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바라는 부분이 있으면 안 될 것 같아요(웃음). Q. 영어 공부를 어려워하는 분들께 한마디 해주신다면?A. 영어를 공부로 한다고 생각하면 어려워지는 것 같아요. 영어를 취미활동이나 ‘내가 그냥 영어를 잘하고 싶다’라는 생각으로, 그런 열정으로 접근하는 것이 영어가 어려워지지 않는 포인트라고 생각을 해요. 단순 언어일 뿐이고 미국에 살면 영어는 모든 사람이 잘하는 것이고 한국에 살면 한국 사람은 다 한국말을 잘하는 것처럼, 한국에 살기 때문에 영어를 못하게 되는 거고 어렵게 느껴질 뿐이지 그 환경을 만들고 그것을 편안하게 생각을 하면 사실 ‘영어는 어렵지 않다!’ 라는 것이죠. 즐겁게 하실 수 있는 방법들을 찾고 그 방법들을 꾸준히 시도해 보시는 것이 ‘영어라는 것을 잘 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씀을 드리고 싶어요. 그리고 영어를 할 수 없어도 부끄러워할 것도 아니고, 꼭 영어를 해야 되는 상황에서 유창하게 말을 하지 못한다고 그래서 부끄러워하거나 주눅 들어야 될 이유가 전혀 없다는 것도요. 왜냐하면 한국에서 거주하시는 한국 분이시고, 한국말을 잘 하실 것이고, 영어는 거기에 부가적으로 선택해서 하는 언어이기 때문이니까요. 네이티브처럼 해야 될 이유도 없고 ‘하지 못해도 그거는 괜찮은 거다!’ 라고 얘기해주고 싶어요. Q. ‘책 없는 생활 영어 실험실’ 활동으로 확실하게 얻을 수 있는 것 한 가지를 꼽는다면 무엇일까요?A. ‘영어가 재미있다라는 아이디어!’ Q. 끝나고 또 다시 실험실을 하실 계획이 있으신 지 아니면 이 영어 실험실이 이후에 바라보는 큰 계획이 있는지 궁금합니다.A. 실험실을 시도해 볼 만한 굉장히 많은 컨셉들이 있다는 것을 이번에 준비하면서 알게 됐어요. 그 다음 처음에는 고양이 관련해서 해볼까, 그 다음에는 영어를 해볼까 그 다음에는… 하면서 떠올랐던 다른 아이디어들이 많았어요. 실험실은 그동안 해보고 싶었던 것을 시도해 본다는 의미도 있으니까 의정부 시민의 매일 같은 일상에서 새로움과 즐거움과 설레임을 줄 수 있는 하나의 재미를 주는 프로젝트가 될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실험실이 앞으로 쭉 진행이 됐으면 좋겠어요. 의정부라는 도시 안에 재능을 가지고 계시는 분들이 아주 많고, 그 재능을 이렇게 시도해 볼 수 있는 어떤 필드가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해요.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알려지기만 한다면 시민들 중 특히나 열정을 가지고 있는 시민들, 가슴에 부글부글 뭔가 하고 싶은 것이 많은 그런 분들에게 아주 좋은 계기가 될 것 같아요.이번 실험에서 영어라는 것을 새로운 접근방식으로 접하며 배운 것들이 많다. 에디터인 나의 이야기를 잠깐 하자면, 고등학생일 때 가장 열심히 했지만 성적이 나오지 않는 것이 영어였다. 공부방법에 문제가 있었던 것인지, 무엇인지 원인을 알지 못한 채로 졸업을 했다. 대학교에 가서도 마찬가지였다. 영어는 항상 어렵고 날 힘들게 하는 존재였다. 하지만 포기는 안하고 잘 하고싶다는 생각은 항상 가슴 한 켠에 두고 있었다. 그래도 영어가 어렵고 힘든 존재로 나에게 인식되는 것은 바뀌지 않았던 것 같다. 나에게 영어 외에도 그런 존재는 여럿 있다. (이를 테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발표하기, 일하는 카페에서 우유 스팀하기 등) 그런데 이번에 실험실을 통해 영어에 대한 인식이 조금은 바뀌었다. 그렇게 되면서 문득 든 생각이, 다른 어려운 존재들도 내가 그렇게 인식해서 더 그런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었다. 실험지기님이 말씀주신 것처럼, 백만원실험실이 의정부 시민들의 마음 속에 숨어있던 어떠한 열정을 꺼내보게 만드는 ‘필드’이자 ‘불씨’가 되어주는 것 같다. 실험을 통해 나는 새로운 변화를 얻을 수 있었다. 다음에도 백만원실험실이 이루어져서 누군가에게 불씨가 되어줄 새로운 실험이 이뤄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