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룡을 그립니다 웅비를 그려냅니다 2023 나의 창작노트 박미주 인터뷰 “처음 민화를 시작할 때한지 위에 맑게 표현되어 올라가는 봉채와겹겹이 쌓이는 분채 먹 향의첫 느낌을 아직도 기억합니다.”박미주www.로얄아트.com www.로얄아트.com 나의 창작노트 창작자 인터뷰를 위해 박미주(활동명) 님이 운영하는 화실인 석관동 로얄아트를 방문해서 처음 그림들에 둘러싸였을 때는 드문 기운에 얼떨떨한 느낌이었다. 미주 님에게 분채, 순지, 창작 민화 등 간략히 확인하고 설명을 들은 뒤 느낌도 얼떨떨했다. 에디터: 그럼 저 그림은 전통 민화를 모사한 재연민화 맞지요?박미주: 아니, 저 작품이 창작 민화죠. 이틀 뒤였다. 이동하다 우연히 모르는 민화 전시를 마주쳤다. 보자마자 확신의 “재연 민화다!” 소리가 나왔다. 얼떨떨한 기운을 떨쳐내고 이제 렌즈가 생긴 느낌이었다. 사람을 만나고 그림을 접하고 과정을 듣고 낯선 말을 익히고, 이 모든 접점이 겹겹이 렌즈가 되었다. 이 렌즈를 갖게 되어서 지식을 휘두르는데 쓰지 않겠다고 느낌을 오래도록 기억하는데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분채: 호분이나 황토 등 자연 안료에 여러 혼합을 하여 정제한 물감* 봉채: 분채를 아교에 개어 굳혀서 막대 모양으로 만든 것 나의 창작노트 사업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제가 이십 대부터 의정부에 살았으니 오래 됐어요. 그런데도 서울에서 화실을 운영하고 있어서, 사업에 참여한 적도 여러 번인데 의정부에 또 사업이 활발한 줄 잘 몰랐다가 처음 참여해 봅니다. 의정부 시가 2023 문화도시로 지정된 만큼 시민으로서 동참하고자 나의 창작노트 사업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우리 민화를 많이 알리고자 합니다.처음이라고 하셨는데 참여해보니 어떠세요? 창작노트 기록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내년 2월에 있을 전시회를 준비하는 중인데 체계적으로 이루어지는 경험을 하는 게 좋았어요. 마감이 있는 셈이잖아요, 무턱대고 하다보면 임박해서 하거든요. 제가 창작노트 기록할 때 아이패드 프로크리에이트 앱을 활용해요. 머릿속에 있는 구상을 끼적이는 수준이었는데 이번을 계기로 색감과 스케치를 실현하기 위해 정교하게 쓰고 있고요, 작업 과정에서 디테일과 속도 양쪽에 도움이 되었어요. ⓒ 박민경 www.로얄아트.com 창작노트에 기록하는 작업인 민화 주제로 북과 청룡을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2월 전시 준비를 병행해 나가는 중이잖아요, 내년 2024년이 청룡의 해입니다. 청룡은 용들의 수장으로 전설에 따르면 가장 존엄하고 고귀한 존재라고 해요. 안 좋은 일을 막아주는 존재이기도 하고요. 북은 예로부터 소식을 전달할 때, 처음이나 시작을 알릴 때 쳤죠. 그래서 신년에 어울리는 청룡의 기운과 전통 북을 주제로 했습니다. 이유를 찾아가는 중이라 정확히 모르겠지만 저는 내면을 들여다보고 창작에 들어가는데 자꾸 용을 그리는 경향도 있고요.디지털 민화 작업에도 관심이 있어 보입니다. 손으로 그리는 것과 다른 맛이 있어요. 색감 선택 시 색을 먼저 입혀보면서 다채롭게 표현이 가능한 점, 수정이 용이한 점, 완성 작품이 깔끔한 점이 장점이에요. 디지털 작업이라고 하면 손으로 그리는 것보다 시간이 덜 걸릴 것 같지 않아요? 안 그래요. 또 손으로 그렸을 때 나타나는 자연스러움이나 흔히들 말하는 필력을 표현하는데 있어서 한계가 있기도 합니다. 일러스트 같아 보일 때도 있고요.네! 제가 궁금한 점인데요. 전시회를 다니면서 보면일러스트와 구분도 어렵고 동양화, 서양화, 민화 간 경계도 모호한데요. 제가 보기에 민화라는 분야가 과도기 같아요. 재연 민화(조선 시대 민화를 모사)만 하면 모사에 갇혀있는 상태이기도 하잖아요. 그래서 창작 민화로 나아가는 흐름이 있어요. 저도 창작 민화를 하는 사람이기 때문에 꼭 순지(닥나무로 만든 화선지의 일종)를 써야 민화가 맞고, 등 그런 틀을 정한 것은 아니에요. 모사 기반이니까 아무래도 더 발전시키고 싶은 마음이 생겨요. 전통과 현대의 조합을 연구 중이에요.소재가 재연 민화와 겹쳐서 그런지 창작민화의 정체성을 잘 모르겠어요. 어려워요. 재연 민화는 김홍도, 신사임당 등 유명한 작품들을 그대로 따라 그리는 것으로 우리가 사극에서도 볼 수 있고요. 소재는 겹칠 수 있죠. 모티브는 따올 수 있어요. 하지만 창작민화는 원본이 없거든요. 밑그림이 있으니까 처음에 민화를 쉽게 접근하시는 분들도 많아요. 저는 화실 원장이기도 하면서 여전히 인사동에서 10년 째 배우고 있는데 알고 보면 끝이 없어요. 기법이 다 다릅니다. 솔잎 치는 기법, 호랑이 털을 치는 기법, 일월오봉도만의 기법, 연화도 기법이 또 다르고, 십장생도를 그리고 싶으면 십장생도 기법을 또 배워야 하고 미인도를 그리려면 미인도 기법을 익혀야 하죠. 하나로 통하는 맥이 있더라도 민화 하는 분들이 새 작품을 들어갈 때 부딪치는 난관이 있거든요, 그래서 배움에 열정적인 분들을 많이 보았습니다. 창작민화는 따라 그릴 본이 없다! 이해했어요.화실 선생님으로서는 어떤 선생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정말 부지런히 배우고 제가 배운 것의 100%를 알려드리는 편이고요, 또 기회를 많이 드리는 편이에요. 화실에 경력단절 여성분들도 계시거든요, 취미로 시작했다가 자기 그림을 전시하면서 동기를 얻어 또 새로운 기회로 나아가는 분들도 계시고요. 그럼 원장 박미주가 아닌 박미주는 어떤 사람이라고 소개하고 싶으세요? 저는 항상 고뇌하고 뭔가를 찾아다녔던 사람인 것 같은데, 무엇을 고민하고 무엇을 찾고자 하는지 내면을 민화를 통해 찾아내고자 하는 사람인 것 같아요. 최근에 첫 회원전을 연 소감을 듣고 싶어요. 회원들 발전성을 보니 매우 기쁘고요. 구체적으로 개인 특성, 성향에 따라 민화에 표현되는 감각과 분위기가 크게 달라지는 점을 뚜렷하게 엿볼 수 있는 기회였어요.인스타그램, 블로그 등 기록하고 관리하는 일도 꾸준히 하고 계세요.쉽지 않다고 생각하거든요. 원동력이 궁금해요. 쉽지 않아요. 하지만 제가 하지 않으면 누구도 대신해주지 않는 일이고, 민화 작가 박미주, 로얄아트 화실 원장 박미주를 알리는 소통 창구이기도 하니까요. 마지막으로 미주님이 생각하는 의정부의 ‘관문’은 무엇인가요?법정문화도시로 선정되면서 기회도 많아졌지만, 기회가 주어졌을 때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행복한 부담감이 제게는 관문인 것 같습니다. 의정부 시민으로서 자부심을 갖고 창작자로서 더욱 성장하는 계기로 만들고 싶습니다. 민화는 가장 한국적 감성을 지닌, 한국적으로 풀어낸 그림입니다.과연 어떤 점이 한국적이냐, 되묻는다면 그것은 간단치 않습니다.한국적인 스토리텔링, 극히 자연스러운 선, 평면적인 공간감, 순수한 오방색 등을한국적 특색으로 볼 수 있습니다.또한 한국 민화에는 순수함, 소박함, 단순함, 솔직함 등 특성들도 잘 나타납니다.K-Pop, K 드라마, K 푸드가 이제 세계적이듯한국 민화도 세계적으로 유명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박미주 팔도미인도. 2023년 10월 파리 CCI 갤러리아 전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