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도하는 순간을 찍다2023 나의 창작노트 김동희 © 김동희 “안녕하세요,자표자기 팀에서 활동하는사진작가 김동희입니다.드러내고 싶지 않은 나의 이야기를사람, 동물, 풍경 속에 투영하는 사진을 찍고 있습니다.” 출처 김동희 홈페이지 https://dongheekim.myportfolio.com/work 사진은 타고나길 시간, 역사성과 떨어뜨릴 수 없는 예술 분야다. 20세기를 지나 21세기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사진의 역사성이란 특별한 날을 ‘기념하기’에서 일상을 ‘기록하기’로 바뀌었다. 찍는 사람도 찍히는 사람도 일분일초 할 수 있는 한 자신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분주히 달리는 오늘. 이 시대에 정작 사진을 업으로 하는 예술인의 렌즈는 어디를 향하는지 궁금했다. 2023 나의 창작노트 사업에 참여한 김동희 사진작가에게 서면으로 물었다. 김동희는 드러내고 싶지 않은 방향을 취함으로써 자신과 피사체 양쪽의 생명력을 드러내는 역설을 보여줬다. "나의 창작노트" 사업에 어떻게 참여하게 되었나요? 2021~22년도에 의정부 백만원실험실* 에 참여한 경험이 예술적인 성장에 큰 도움이 되어 의정부문화재단 소식을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나의 창작노트” 사업은 작업 노트를 꾸준히 기록하는 계기 나아가 자신을 되돌아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 같아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언제부턴가 창작과 발표가 즐거움보다 부담감으로 역전되어 버린 기분이었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 예술을 일상 속 루틴처럼 되돌려 보고자 합니다. * 2021년도에 진행한 백만원실험실 “흔하고 특별한 전시”에 대해서는 다음 주소에서 더 알아볼 수 있다. https://egoart.myportfolio.com/160fa5cad647842022년도 백만원실험실 작업물 “스트리트포토매거진”은 온라인에서 자유롭게 열람 가능하다. https://heyzine.com/flip-book/aefb7d0baf.html 스트리트포토매거진 (2022) “나의 창작노트” 는 창작자의 “과정”을 지원하는 사업이죠. 과정에 대한 사유가 궁금합니다.하나의 작업이란 결국 무수한 과정들이 모인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나아가야 할 방향을 끊임없이 찾으며 좌절하고 또 그 속에서 무언가 발견하는 것. 그것이 과정이자 지금의 제가 해야 할 작업이라고 생각합니다. 사진을 선택한 이유, 사진의 매력은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그림, 글, 퍼포먼스, 영상 등 다양한 매체를 시도해 보았고 흥미를 느꼈는데 그 중에서 사진에 더 집중하게 된 이유는 “솔직함” 때문입니다. 사진은 거짓말을 하지 않아서 진심을 담지 않으면 결과가 그대로 나타나더라고요.사진을 찍는 순간이 실제로 존재했다는 것, 그 순간 같은 시간 같은 장소에서 촬영했음에도 촬영하는 사람에 따라 결과물이 전혀 다르게 나온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창작노트 기록 방법 중 사진, 굿노트, 제작물을 선택하셨어요. 활용 계획이 궁금해요. 평소 사소한 것이라도 다이어리에 기록하는 습관을 갖고 있습니다. 책, 영화, 다른 예술가들의 작품을 보고 필사를 한다거나 아이디어를 적어두고 이후 다시 꺼내보면서 그때그때 필요한 부분을 활용합니다. 아날로그 기록을 선호하고 있는데 이번엔 새로운 기록 방식을 시도해 보려고 굿노트(앱)를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내가 키우는 강아지, 마주치는 강아지, 버려지거나 보호받는 강아지, 이렇게 셋으로 구분해서 작업을 기획했어요. 결과물을 모아 웹페이지를 제작할 예정입니다. 내가 키우는 강아지 함께 살고 있는 강아지의 모습을 기록하고 간단한 포토 에세이북을 제작한다. 마주치는 강아지 사진작가를 모집해 의정부에서 마주치는 강아지, 동물, 풍경들을 함께 촬영한다. 버려지거나 보호받는 강아지 의정부와 의정부 근교에 위치한 유기견 보호소를 방문하여 사진을 촬영하고, 작업을 통해 동물 보호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한다. 사진 제공 ©김동희 사진에 “무작정 뛰어들었다” 고 하셨어요, 그 당시 지녔던 초심은 무엇이었나요. 남들이 시키는 대로 하는 예술이 아닌, 자신이 정말로 하고 싶은 예술을 하자! 그렇게 사진에 뛰어들기 전에 걸었던 혹은 걷고자 했던 길은 달랐나요? 어렸을 때는 서양화를 그리는 화가가 되고 싶었어요. 매체는 달라도 예술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은 한결 같았습니다. 그렇다면 카메라라는 공학적 매체, 기계를 다루는데 두려움이 없으셨나요? 두려움보다는 호기심이 컸습니다. 어릴 적부터 게임기나 새로운 기기를 보고 만지는 것을 좋아했거든요.오히려 예전보다는 지금 고가인 카메라를 들고 다니기 때문에 분실이나 고장이 생길까봐 두려움이 생겼습니다. 작가님한테 영향을 끼친 롤모델이 있다고 하셨죠. 펜티 사말라티(Pentti Sammallahti)예요. 동료 작가와 서점에서 사진집을 구경하다가 우연히 알게 된 사진가입니다. 그가 찍은 사진들을 보노라면 그림을 볼 때처럼 따뜻한 느낌이 들면서 동시에 어떤 까닭모를 슬픔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오랜 시간 그것도 자신의 인생 전부를 사진에 쏟아 붓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장면들이기에 이런 감정들을 느끼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는 저만의 사진 세계를 구축해 나가야 하겠지만, 적어도 사말라티의 태도만큼은 언젠가 도달해보고 싶습니다. ⓒ Pentti Sammallahti 출처 https://www.peterfetterman.com 동료들도 참여하신다고 알고 있는데요, 협업은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 저는 “자표자기” 라는 팀 소속으로 예술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자표자기는 매 프로젝트마다 뜻 맞는 사람들이 움직여요. 이번 프로젝트는 사진 촬영에 관심 있는 동료들이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까지 사전에 계획한 단체 출사 2회 차까지 전부 마무리했고 사진 편집이 완료되는 대로 웹페이지에 아카이빙 작업할 예정입니다. 일을 하는 나 또는 사진작가 나, 가 아닌 나 김동희는 어떤 사람일까요? 대학을 졸업하고 일 년 동안 아무 작업 활동을 하지 못했을 때가 있었습니다. 돌이켜보면 그 때의 저는 텅 비어 있었던 것 같아요. 이기적이라는 것은 알고 있지만 앞으로도 작업하기 위해 일을 하는 나이고 싶습니다. 그 둘을 뺀 저를 정의하는 쪽이 더 어렵네요. “사진이라는 매체에 나라는 존재가 어디까지 도달할 수 있는지” 고민한다고 하셨어요. 역시 예술 작업과 나[자아]를 동일시하는 걸까요? 고민의 출발점과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그렇다고 예술 작업과 나를 동일시하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어느 정도는 떨어뜨려 놓고 봐야 한다고 생각해요. 행복한 이야기를 하는 예술가라고 해서 반드시 행복한 감정만을 느끼는 사람은 아니니까요. 다만 지금보다 더 나은 사진을 찍고 싶다는 마음만은 확실합니다. 언젠가 그 순간과 마주하고 싶어 사진을 계속해서 찍고 있습니다. 동물을 제외하고 동희님이 가치를 두는 또 다른 대상들이 있나요. 어렸을 때부터 귀여운 물건들을 수집하는 게 취미였어요. 지금도 장난감이나 소품을 정말 좋아하고 소중히 여기고 있는데, 이것들을 가지고 새로운 작업을 해보려고 계획 중입니다. 사진 제공 ©김동희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현실에서 이미지와 맞닿은 순간을 찾을 때 깊은 안도감을 느낍니다.허구적 이야기로 자신을 전달하는 예술가도 있겠지만저의 경우 현실 이미지를 다루는 사진으로 전달할 때 보다 진실성 있는 마음을 전할 수 있었기에사진을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김동희 홈페이지 https://dongheekim.myportfolio.com/work김동희 블로그 https://blog.naver.com/coconutmilk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