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 같은 수필, 수필 같은 삶_전영숙 창작자 인터뷰

삶 같은 수필, 수필 같은 삶_전영숙 창작자 인터뷰 “이 책의 한편 한편을 천천히 읽으며 작가의 삶으로 들어가다 보면어느덧 우리 삶도 한편의 수필이 되어 가는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전영, 『의도하지 않았지만』, 인사이트브리즈 소개 글 中 글이 삶을 닮은 걸까, 삶이 글을 닮은 걸까? 전영숙(필명 전영) 수필가의 글을 읽다 보면 그런 고민은 무용해지는 것 같다. 작가의 수필에서 ‘삶’과 ‘글’은 맞닿아있기 때문이다. 23년 9월, ‘나의 창작노트’ 사업과 병행하며 전영숙 수필가는 수필집 『의도하지 않았지만』을 발표했다. 코로나 시기를 거쳐 4년 만에 삶의 자취와 글에 대한 작가의 마음을 실었다. 이 글에서는 쓰는 사람의 창작과정을 들여다보기 위하여, 전영숙 창작자를 서면으로 만나보았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수필가이며 본명 ‘전영숙’과 필명 ‘전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1998년 지구 문학 신인 수필로 등단했고, 『의도하지 않았지만』, 『모든 움직임에는 이유가 있다』, 『밥 푸는 여자』 그 외 몇 권의 수필집과 시집을 출간했어요. 2022년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창작디딤돌 지원금을 수혜했습니다. Q. ‘나의 창작노트’ 사업에 참여하게 된 계기는? 우연한 기회에 문우가 보내준 홍보물과 정보를 보고 신청을 했습니다. Q. 이전에 하고 계시던 작업과 현재 창작노트 사업으로 하고 계시는 작업에 대해, 인터뷰를 통해 창작자님을 처음 접할 독자분들에게 설명해주세요. 20년 넘게 글을 써왔지만 지금도 책상 앞에 앉으면 설레고 떨려요. 내 손 끝에 모든 게 달렸다고 생각하면 그게 곧 희열이자 고통이죠. 다이어트하면서 달달한 아이스크림을 먹는 조마조마한 기분! 여태껏 써온 대부분의 글들을 제 연배나 주변인 위주로 썼다면, 이번에는 다른 방향, 이를테면 청소년이나 소외계층을 다루고 싶었어요. 얼마 전 필사를 하며 '음애'라는 단어를 알게 되었는데, 햇빛이 들지 아니하는 낭떠러지나 언덕을 말함이었어요. 과장일는지 모르지만 정말 눈이 확 떠지는 느낌이 들었어요. Q. 인생에서 가장 최초로 창작을 하겠다고 결심한 순간이 있을까요? 있으시면 그 기억을 공유해주세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글을 쓰기 시작했어요. 중학생이 되고 첫 체육대회였는데, 엄청 설레고 기대가 되었던지 대회가 끝나고 그날에 대한 감상문을 제출하라는 담임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성실하고 꼼꼼하게 글을 써서 냈습니다. 그런데 어찌어찌 그 글이 반 대표로, 학년 대표로 또 뽑히게 되었어요. 그런 전차로 교지에 실렸고, 그것으로 툭 하면 작문 시간에 불려졌죠. 그 꼬리표가 50년이 넘었는데 아직 붙어있어요. (웃음) Q. 작업을 하실 때는 주로 혼자 작업을 하시나요? 작업하실 때의 루틴이 있으신지 궁금합니다. 글 쓰는 사람은 저뿐만이 아니라 거의 혼자 작업을 할 거예요. 주로 글은 밤에 쓰고, 10시부터 새벽 2시 사이에 가장 집중이 잘 돼요. 너무 조용하면 오히려 몰입에 방해가 되어 TV를 아주 약하게 틀어놓아요. 학창 시절에도 팝송 들으며 시험공부를 했어요. 강박증일지 모르겠지만, 세수를 깨끗이 하고 스킨과 선크림까지 바른 후 짧은 머리임에도 헤어밴드를 해요. 앞머리가 흘러내리면 공연히 산만해서 집중이 안 돼요. Q. 창작하실 때 영감을 어디에서 얻으시나요? 아이디어의 원천을 어떻게 얻으시는지. 그때그때 다르지만 순간적 찰나가 대부분이에요. 사람과 사물, 모든 것이 창작의 출처가 돼요. 예를 들어, 경전철 가까이서 대화하다 열차 소리가 들리면 또 어떤 영감이 떠오를지 모르죠. 지금 앉아있는 이 의자와 창밖 풍경을 가지고 글 한 편이 나올 수도 있을 거예요. Q. 창작과정에서 유독 어려움을 느끼는 부분이 있다면? 어떻게 극복하나요? 글이 잘 안 풀릴 때는 그냥 덮고 무작정 나가요. 걸어서 40분 정도 걸리는 재래시장까지 가거나 천변에 앉아 사람 구경을 하죠. 대화나 행동에서 영감을 얻기도 해요. 아니면 냉장고를 털어 새로운 요리를 만들어 보기도 하고, 먹방 시청이나 맛집, 블로그 탐색도 즐깁니다. Q. 창작노트 사업에 참여하기 이전에도 창작과정이나 일상에 관한 기록을 꾸준히 하시는 편이었나요? 어떤 방식으로 창작 과정을 기록하고 계신가요? 구식이라 그런지, 컴퓨터로 옮기기에 앞서 노트나 메모지에 손으로 직접 글씨를 쓰는 과정을 거쳐요. 예전에는 원고지에 썼는데 지금은 많이 신식으로 바뀐 것 같습니다. 단어 몇 개, 혹은 인상적인 인물이나 사건에 대한 단상을 적어요. 예를 들면 비 오기 전의 잿빛 하늘, 먹구름 – ‘비와 외로움’ 노래 – 디제이 – 박중훈, 안성기 영화 이런 식으로 차근차근 연상 작용이 일어나요. Q. 작가님이 생각하시는 작가님 창작물의 매력은? 작품을 접하는 감상자들이 어떤 점을 주의 깊게 봐주면 좋을 것 같나요? 얼마 되지 않았는데, 9월 중순에 새 수필집을 출간했어요. 그간에 써온 일기나 메모 등 짧은 글들을 모아 『의도하지 않았지만』을 냈어요. 자찬이기보다 독자들 리뷰를 보면 ‘남 얘기 같지 않고 자신들의 일부분 같다’라는 말을 자주 들어요. 솔직하고 날 것 그대로의 느낌. 아마 작업 시에 민낯으로 있어서인 듯 해요. (웃음) Q. 이번에 새롭게 문화도시로 지정된 의정부에서 창작을 한다는 것. 어떠신가요? 아무래도 대도시와는 조금 갭이 있어요. 행사 규모도 그렇고. 서울은 복잡하고 번화한 만큼 다양한 문화도 접하기 쉽죠. 인터넷 조금만 검색해도 ‘정보의 홍수’라는 말처럼 우리가 전혀 알지 못했던 지원사업도 많고, 볼거리와 행사, 강연, 체험 부스 같은 것도 많죠.사실, 의정부가 좁아요. 1994년에 의정부로 이사를 왔는데 시내에 나가면 거의 낯익은 얼굴들이에요. (아무개 브랜드 세일한다더라, 어디 미용실 파마 저렴하고 잘한다더라, 어느 병원 개업 기념으로 눈 밑 주름 원가 시술한다더라, 등등) 우스갯소리죠. 아무튼 의정부 시민으로 한층 뻗어가고 도약하는 행복특별시가 되기를 소망해요. Q. 창작자님이 창작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드는 원동력은 무엇인가요? 원동력은 사랑하는 가족이에요. 37살 미혼인 아들이 하나 있고, 남편도 하나밖에 없어요. 농담입니다. (웃음) 이 나이까지 잘 살았으니 그것도 복이고 감사하죠. 청학동 훈장 같은 남자와 살고 있는데 저도 어느새 닮아가더라고요. 딸 같은 아들이 있어 때때로 즐거워요. 서울에 따로 살고 있는데, 엊그제 와서 제 뱃살을 보더니 그 새 튜브가 빵빵해졌다고 놀려댔어요. Q. 창작자님 삶에서 예술을 빼고 창작자님을 설명하라고 한다면? 글을 안 쓰셨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 것 같나요? 저는 글을 안 썼더라면, 요리사가 되었을 것 같아요. 아들도 요리사로 일하고 있어요. 아들더러 왜 요리를 했냐고 물으니, 엄마 음식을 맛볼 기회가 많지 않았다고 하더라고요. 아들이 8살 때부터 맞벌이를 했어요. 그게 제일 미안하고 마음에 걸리지만, 그래도 최선을 다하며 살았기에 남편과 아들에게 떳떳하고 당당합니다. Q. 벌써 11월이에요. 올해를 마무리하며 남기고 싶은 말이 있나요? 올해는 책 출간과 창작노트 작업이 맞물려 부득이하게 같이 작업을 해나갔어요.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하지 않은 것 같아 아쉬움도 남지만, 생각의 전환으로 보면 둘 다 해냈으니 뿌듯함도 느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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