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C 소셜픽션, 평일반 3회차 현장 들어가기에 앞서 ‘미군기지’, ‘미군 부대’는 많이 들어봤어도, ‘미군 공여지’라는 단어는 다소 생소하게 여겨지기도 한다. 말 그대로 한국 정부가 ‘한국에 주둔 중인 미군에게 공여한 토지’로 해석할 수 있다. 미군이 주둔하기 위해 그들의 기지를 비롯한 여러 훈련과 생활을 위한 기타시설을 위한 공간으로, 미군이 그 사용권을 갖는 부동산 자산을 뜻한다. 현행법상 토지의 소유권은 미군이 갖고 있으며, 양도 후 잠시 국방부에 귀속되어 환경정화작업을 진행한 뒤 해당 반환 공여지의 발전계획을 진행하게 된다.* 참고: * 경기도내 주한미군 공여지 반환 및 개발 (https://ggc.ggcf.kr/p/5ed7b6e1f1d5830f914e824a) 70년간 의정부 시민에게 허용되지 않았던 20만 평의 땅이 본격적으로 반환되기 시작한 이후 2022년 2월, 드디어 의정부 시민의 품으로 돌아올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지난 7월 1일, 의정부의 미군 반환 공여지인 캠프 레드 클라우드(이하 CRC:Camp Red Cloud의 약자)를 관통하는 약 1km의 통과도로를 임시로 개방하는 <CRC 캠페인>을 통해 시민들에게 다채로운 체험과 경험을 제공했다. 운영 관계자에 따르면 여러 세대를 아우르는 의정부 시민들이 해당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으며, 캠페인에서 소진된 소품과 리스트를 통해 캠페인 방문객이 1,500명에서 2,000명가량 추산된다고 밝혔다. 또한 <CRC 캠페인>의 일환으로 이곳을 공부하고, 직접 방문을 통해 시민이 그 활용 방법에 대해 상상하는 <CRC 소셜픽션>이 진행된다. 해당 프로그램은 의정부시가 주최하고, 의정부문화재단과 문화도시 의정부의 공동주관으로 평일반 6회차, 주말반 4회차로 운영될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의정부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uac.or.kr/newuac/community/community_01D.php?page=1&page_start=&NUMBER=1287) 70년간 미군 공여지로 존재했기에 의정부 시민의 발길이 자유롭게 닿을 수 없었던 20만 평의 땅, 그곳을 시민의 상상으로 변화하고자 기획된 <CRC 소셜픽션> 평일반 3회차 현장을 살펴보자. CRC 소셜픽션, 평일반 3회차 현장 오늘은 7월 1일에 있었던 CRC 개방행사에 대한 활동사진을 공유하고, 이곳에 스태프로 참여한 참여자들의 노고와 추억을 되새기며 시작되었다. 참여자들은 당일 행사에 대해 레드소더팀의 이유경 님과 가드너` s의 김희수 님은 다음과 같이 회상했다. 지난 7월 1일, <CRC 캠페인>에서 있었던 사진을 보며 그날의 이야기를 소회하고 있다. 평일반 참여자들의 소감발표 7월 1일은 전국적으로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심지어 구름 한 점 없던 땡볕 아래 캠페인 운영진과 더불어 <CRC 소셜픽션>의 평일반, 주말반 할 것 없이 많은 분의 자발적인 스태프참여가 있었다. 당시를 회상하며 소회를 밝히는 여러 참여자의 진심 어린 발표가 이어져 눈길이 갔다. 그날을 회상하는 오프닝이 끝나고, 본격적인 팀별 활동으로 이어졌다. 3회차에서는 앞선 2회의 활동에서 말로 전하던 각자의 상상에서 나아가 빈 도화지 위에 그룹의 상상을 마인드맵 하는 시간이 있었다. 마인드맵은 시각적으로 아이디어를 나열하고 배치함으로써 무분별하게 뻗어가는 상상을 정리하면서도 예리하게 다듬는 작업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팀별로 마인드맵의 표현양상도 다양하게 나타났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팀 소개와 더불어 그들의 생각을 살짝 엿보자. CRC 소셜픽션 평일반 팀소개 해당 프로그램의 타이틀인 소셜픽션(Social Fiction)은, 우리가 살고 싶은 미래사회로 상상해보는 것이다. 시민들이 모여 직접 CRC의 미래모습을 상상하고, 그것이 실현되기 위해 현황을 파악하여 그곳에서 드러난 문제 인식과 개선방안을 구상하는 등 자유로운 상상을 통해 이곳의 미래를 위한 의견을 나누고 설계하는 장을 마련했다. 평일반의 경우 다양한 세대 감수성을 반영한 ‘레드소더’, ‘무한상상’, ‘호놀룰루’, ‘가드너’ s’ 네 팀으로 진행되었으며, 팀 당 4~6인가량 참여하고 있었다. 오늘부터 각 팀은 본격적인 소통과 상상을 위해 마인드맵을 하는 시간을 가졌다. 종이에 글로 표현하는 일반 마인드맵과 달리 오늘은 전지, 색종이, 크레파스, 수수깡 등 학창 시절 미술 시간에 볼 법한 재료를 사용하여 팀의 색깔을 고루 담은 마인드맵이 이뤄졌다는 것이 눈길이 간다. 각 팀의 마인드맵을 살펴보자. 1) 레드소더팀 ‘레드소더’는 캠프 레드 클라우드의 ‘red’와 열정을 상징하는 색인 ‘red’를 더했고, 추억을 소환하고자 만든 이름이다. 역사성을 잊으면 안 된다는 전체의 생각과 더불어 주제에 따른 테마를 정하기 위해 의견을 충분히 제시하고, 투표를 통해 의견을 모으고 있었다. 그들이 구상한 ‘행복 라이프 캠프’는 더욱 견고히 구상하여 다음 회차인 4회차에 발표될 예정이다. 레드소더팀은 서로의 이야기를 고루 반영할 수 있도록 적극적인 의사표현과 경청이 이루어졌다. / 사진제공 : CRC 소셜픽션 운영팀 2) 무한상상팀 ‘무한상상’은 서로를 ‘회장님’, ‘시장님’, ‘직원’ 등 모두 직급이 있었다. 더 적극적인 참여를 위해 모두가 상상하는 미래의 CRC 속 임원이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아이디어다. 47만 의정부 시민의 목소리가 삶 속에 반영되어 그들의 목소리가 메아리로 흩어지지 않았으면 한다는 말에 깊은 공감을 했다.팀의 구성원들은 시민대학 수업, 문화도시 사업에 관한 관심 등 여러 경로를 통해 자발적인 참여가 있었고, 의정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공간인 CRC를 시민에게 유익하고 이로운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싶다는 심지 있는 소망을 엿볼 수 있었다. 모두가 임원인 무한상상팀. 말 그대로 무한한 소망을 담아 멋진 작품을 만들어주셨다. / 사진제공 : CRC 소셜픽션 운영팀 3) 호놀룰루‘호기심 놀이터 룰루’의 준말인 ‘호놀룰루’는 CRC가 도시와 자발적 거리두기가 가능한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었다. 이곳의 특성을 고스란히 활용할 수 있도록 건물의 원형을 지키고 마치 미지의 땅과도 같은 CRC의 모든 공간을 상상과 호기심으로 그곳을 즐겁게 만들어보고자 하는 의지를 느낄 수 있었다. 우선 공간의 특성을 정하였으며, 다양한 의견을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나누었고, 마인드맵을 통해 니즈와 이에 따른 방안까지 세세하게 구상하는 등 기획자이자 마케터의 시선 또한 엿본 듯하다. 그들의 상상과 호기심이 어떤 형태로 이곳을 채울 수 있을지 기대된다. 호놀룰루 팀은 마인드맵을 통해 표현하고자 하는 키워드를 세심하게 정리했다. / 사진제공 : CRC 소셜픽션 운영팀 4) 가드너's팀 '가드너‘ s'의 경우 '쉼'을 주제로 다양한 휴식의 형태를 담을 수 있는 공원을 조성하고자 했다. 효율적인 공간 활용을 위해 위성지도를 활용하여 CRC를 둘러싼 내외부 공간을 동시에 파악했다. 공간 배치에 있어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분수, 교회를 리모델링한 카페, 중앙 통로를 활용한 자동차 없는 거리 조성, 워케이션을 위한 공유 공간 등, 트랜드를 반영한 시민 휴식 공간을 위한 열띤 토론과 만들기가 이어졌다. 가드너' s팀은 서로 협력하여 여러 건물과 구조물을 제작했다. / 사진제공 : CRC 소셜픽션 운영팀 지난 회차를 통해 도시를 키워드로 하는 공통 강연과 상상하기를 거침으로써 참여자들은 상상을 충실히 쌓아갔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1회차부터 소그룹 형태로 진행되어 팀 내 유대를 긴밀하게 한 것이 원활한 마인드맵 작성으로 이어졌으며, 다양한 아이디어를 덧댈 수 있는 계기로 작용하였다고 생각한다. 생소한 단어일 수 있는 ‘소셜픽션 ’은, 어쩌면 가장 이뤄지길 소망하는 것들을 나열하고 재정립한다는 뜻으로도 인지된다. 그렇기에 모두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자유로이 자기 생각을 나누고, 원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좀 더 뾰족하게 다듬는 적극적인 참여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에 을 주관한 ‘(주)함께연구소’의 총괄 운영자 ‘앤(강나래)’은 다음과 같은 운영 소감과 앞으로의 바람을 전했다. 3회차를 맞이한 소셜픽션에 대한 운영 소감이 어떠신가요?앤과의 인터뷰 1 앤 : 프로젝트 기획 당시, 의정부 시민들의 많은 참여를 희망하여 평일반과 주말반으로 운영하게 되었습니다. 평일반의 참여자는 40년대생에서 90년대생까지 다양하고, 주말반은 90년대생~2000년대생으로 소위 MZ세대로 구성되어 있어 모든 세대가 상상하는 CRC를 살펴볼 수 있다는 점 에서 기대가 됩니다. 특히 참여자들의 진지한 참여 태도와 더불어 삶 속에 녹아들어 있던 기억과 경험을 토대로 시민들이 상상한다는 점에서 감회가 새롭고, 참여 소감을 들을 때마다 운영자로서 뿌듯한 프로그램 인 것 같아요. 프로그램에 참여해 보니 운영자로서 뿌듯하다는 것에 왠지 공감이 갑니다. 매회 세심한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는 생각도 들어 참여자로서도 감사한 마음이 듭니다. 프로그램 운영진으로서 참여자들에게 어떤 기대나 바람이 있으신가요?앤과의 인터뷰 2 앤 :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 이야기와 상상하던 것을 바탕으로 드디어 빈 도화지에 그려보았어요. 앞으로는 더욱 심도 있는 고민과 함께 마무리를 해볼 예정인데, 참여 전과 후의 바뀐 관점들을 볼 수 있으면 좋겠다는 바람 이 있습니다. 70년 만에 시민의 품으로 돌아온 이곳은 어떤 공간으로 만들어질지 아무도 모르는 거잖아요. 소셜픽션에서는 현실적인 제약은 잠시 내려두고 과감한 상상을 제안 하셨으면 좋겠어요. 레드소더, 무한상상, 호놀룰루, 가드너' s 팀이 만든 마인드맵. 각 팀의 스타일이 고루 담겨있다. / 사진제공 : CRC 소셜픽션 운영팀 오늘 참여해 보니 모든 참여자가 상상의 즐거움을 느끼고 계신 것 같아요. (웃음) 게다가 꽤 진지합니다. 왠지 시간이 빨리가는 것 같아 아쉬운 것 같아요. 앞으로 남은 회차의 운영은 어떻게 되나요?앤과의 인터뷰 3 앤 : 평일반과 주말반에서 각 팀의 상상이 마무리되면 제일 먼저 이뤄질 것 같은 상상과 가장 가슴뛰는 상상을 뽑아 대표제안서로 작성하여 의정부시에 전달할 예정 입니다. 우선 반별로 대표 소셜픽션을 2개만 선정해야 한다는 점에서 그 팀만의 의견이 담기는 게 아쉽기도 해요. 그래서 각각 뽑힌 두 개의 상상에 모두의 의견을 한 번 더 덧대는 ‘상상 더하기’라는 활동 을 통해 모두의 의견을 조금씩 반영해보고 싶습니다. 사실 대표제안서를 작성하는 것은 그저 상대에게 우리의 의견을 전달하는 것이 될 수 있지만, 시민들에겐 이 공간이 어떻게 쓰일지 진심으로 상상해보는 시도 자체가 갖는 의미도 매우 중요하다고 여겨집니다. 그것을 잘 반영하여 남은 활동도 잘 마무리해보려고 해요. (웃음) 마무리하며 CRC 소셜픽션은 도시에 대한 이해와 소그룹별 유대를 높임으로써 자유로운 소통이 이루어지고 있었다. 3회차 참여 중 총괄 운영자 ‘앤’을 비롯하여 평일반 참여자와의 대화에서 그들의 진심 어린 소망을 느낄 수 있었다. 앞으로 남은 회차를 통해 상상을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레 의정부의 역사와 현재의 트랜드를 반영한 새로운 콘텐츠 발굴까지 이어지길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