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1일 토요일, 오후 5시부터 오후 6시 반까지 CRC 도로 개방 행사가 열렸다. 행사의 주인공인 Camp Red Cloud(CRC)는 한국전쟁 당시 활약했던 미첼 레드클라우드 상병을 기리기 위해 붙여진 이름이며 지난 70년간 미군기지의 역할을 하여 민간인 출입이 불가한 지역이었다. 2019년 미군 병력이 철수한 뒤 2022년 부지가 시로 반환되어 여러 논의 끝에 2023년 7월 1일, 부지를 관통하는 도로를 개방하는 행사를 개최한 것이다. 7월 3일부터 임시 개통될 예정인 이 CRC 통과도로는 부지를 남북으로 관통하는 1km 정도의 왕복 2차로 도로이다. 행사는 개방 도로 걷기, 희망의 CRC 캠페인, 평화음악제로 구성되었다. 시민들은 후문에서 출발해 사병 숙소, 사령관 사무실, 레스토랑, PX, 극장, 장교 숙소, 예배당 건물들을 볼 수 있었으며 그 길을 따라 정문까지 도보했다. 도로 중간마다 진행되었던 CRC 캠페인은 관련된 세 가지의 체험 부스로 이루어져 있으며, CRC 소셜 픽션에서 진행을 맡았다. (출처 : 문화도시지원센터) CRC 소셜 픽션은 CRC 공간이 어떻게 탈바꿈되었으면 하는지 자유롭게 상상하고, 토론하는 프로그램이다. 공간의 미래에 관한 생각들이 정책에도 반영될 수 있도록 의견 및 참여자들의 인터뷰를 아카이빙하고 진행한 활동들을 제안서 형태의 결과물로 만들 예정이다. 지난 6월 24일은 주말반 프로그램 1회차가 진행되었다. 그와 관련된 두 차례의 강연이 있었으며 CRC에 대해 알아보고 공간 활용 방안을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행사에는 CRC 소셜픽션의 주말반과 평일반 참여자들이 총 23분 참석해 캠페인의 진행을 담당했다. 행사의 초반부터 후반까지 새로운 의정부의 모습에 설레었던 기억을 되짚어 보며, 7월 1일의 무더웠던 행사를 그려본다. <행사 스케치> 행사가 있었던 7월 1일 당일은 폭염경보가 있었던 날로 그야말로 찜통 더위의 날씨였다. 그럼에도 행사 집결지로 많은 시민이 발걸음을 향했다. 어린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모여 뙤약볕에도 CRC 내부에 대한 궁금증을 표했다. 그렇게 행사의 입구에 모인 시민들은 각자의 손에 예쁜 빛깔의 풍선을 들고 있었다. “CRC 개방, 시민의 품으로”라고 적힌 풍선은 집결지였던 후문에서 CRC소셜픽션이 준비한 첫 번째 이벤트였다. 풍선은 행사의 시작점부터 귀가할 때까지 그렇게 시민들의 손에 쥐어져 있었다. 이후 5시가 되자 본격적인 개회식이 진행되었다. 내빈 소개가 이어지고 카운트다운과 함께 연결된 줄을 잡아당기자 감춰져 있던 CRC 내부의 모습이 드디어 세상에 공개되었다. 박수와 환호성 소리가 이어지고 곧바로 도로 걷기가 진행되었다. 전기차가 행진의 선두에서 지나가는 장소 곳곳을 확성기를 통해 설명해주었고, 시민들은 그 뒤를 따라가며 건물들을 구경할 수 있었다. 형형색색의 풍선과 함께하는 시민들은 연신 땀을 닦으면서도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 풍경을 눈에 담고 있었다. 70년간 의정부와 함께한 지역임에도 새롭게 마주하는 공간에 신기함과 흥미로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었다. 부대가 철수한 이후에도 그 시설이 그대로 보존되어 있어 공여지를 활용하는 사업 시작 전임에도 그 자체로 특색있는 경관이었다. 또한 그대로 보존되어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인 의의가 있기도 하다. 해당 건물들의 울타리는 개방형과 투명형으로 설치되어 도로를 이용하면서 이 전경을 그대로 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어린 시절을 녹양동에서 보내며 근처를 지날 때마다 이곳의 내부가 궁금했던 터라 에디터로서 이곳을 취재하는 것에 대한 감회가 남달랐다. 대화를 나누어보았던 시민들 가운데 녹양동 거주자들이 꽤 있어 동질감을 느끼며 취재할 수 있었다. 풍경을 천천히 두 눈으로 담고 이어서 다음 장소로 향했다. 진행 방향을 따라 걷다 보니 CRC 소셜픽션의 두 번째 캠페인 부스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이 보였다. 미군 사령관 사무실 앞 장소에서 역사적인 CRC 개방을 기념하여 무료로 폴라로이드 사진 촬영을 해주고 있었다. 소셜픽션 팀은 폴라로이드 사진기로 많은 시민의 모습을 남겨 소장할 수 있게 했다. 또 설치된 포토존에서 시민들 스스로 즐거운 추억을 남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마지막 CRC 캠페인은 ‘CRC 소원 지도 완성하기’라는 이름으로 행사의 종착지인 정문 근처에서 진행되었다. 시민들은 포스트잇에 행사 소감이나 공여지에 바라는 점을 적어 부지 지도 위에 붙일 수 있었다. 시민들은 이미 본인의 생각을 담은 포스트잇을 붙이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 생각을 보며 여러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많은 시민이 각 캠페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에서 CRC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엿볼 수 있었다. 진행 코스의 가장 마지막에서 진행되었던 평화음악제를 끝으로 무더운 여름의 CRC 도로 개방 행사가 막을 내렸다. 여러 시민과 CRC 소셜픽션 측은 본 도로 개방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였고, 개방 행사를 열어 시민들에게 선공개하는 점에 대해서도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본 행사를 경험한 많은 시민들은 CRC의 미래가 더욱 궁금해지고, 기대된다는 의견이었다. 직접 부지를 거닐고 행사의 묘미였던 캠페인도 참여하며 대미를 장식한 평화음악제를 통해 즐겁게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앞으로도 이어질 시민분들의 지속적인 관심이 CRC의 무궁한 가능성을 키워 유의미한 결과로 이끌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