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에 기억을 담다.백만원 실험실 알록달록 의정부 동네 색깔들 컬러북 프로젝트장대같이 비가 쏟아지던 7월 4일, 의정부 문화재단 1층에 있는 카페 아르츠에서 알록달록 의정부 동네 색깔들 인터뷰가 진행되었다. 비바람이 세게 몰아치던 날이었음에도 실험지기 분들은 카페에서 분주하게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알록달록 의정부 동네 색깔들은 의정부에서 이뤄지고 있는 백만원 실험실이라는 문화 사업 중 하나이다. 실험지기와의 대면 인터뷰를 통해 이름부터 독특한 이 실험을 알아보았다.Q: 실험지기 분들의 간단한 자기소개 먼저 부탁드립니다.A: 저희는 지금 산업 디자인과를 다니며 디자인 공부를 하고 있는 대학생 최희선과 박가영입니다. Q: 알록달록 의정부 동네 색깔들은 어떤 실험인가요?A: 의정부 컬러북 프로젝트는 사람들의 골목길 경험을 바탕으로 직접 사진을 촬영하고 동네 이야기를 들으며 의정부 동네별 대표 컬러를 추출해 컬러북을 만드는 프로젝트입니다.Q. 이 실험을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A. 제가 작년에 흥선동에서 ‘필름 카메라로 보는 세상’이라는 프로그램을 했었어요. 그런데 거기서 흥선동의 골목길 같은 곳을 사진으로 찍으면서 작고 예쁜 골목길이 생각보다 많다는 걸 느꼈어요. 의정부를 처음 떠올릴 때는 의정부만의 무엇이 생각나기보다는 의정부역에 있는 번화가나 프랜차이즈 카페들이 생각나잖아요. 그런데 흥선동에서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까 의정부에도 작고 예쁜 골목이나 장소들이 있고 이런 것들을 사람들이 좀 기억해 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던 것 같아요. 뭔가 더 사라지기 전에 그 동네만의 분위기와 향기를 남겨두고 기억하고 싶어서 이런 실험을 계획했습니다.Q. 실험이 어떤 단계를 거쳐서 이뤄지는지 궁금합니다.A. 6월에는 의정부 동네 골목길을 다니면서 촬영을 진행했고요. 장소 선정을 할 때는 인스타 설문 폼으로 제보를 받았어요. 소소하고 작은 골목길을 알고 있다면 제보해달라는 내용의 설문조사 폼을 만들어서 진행을 했고요. 그렇게 진행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해서 직접 서치도 진행한 후에 돌아다니면서 사진을 찍었습니다. 지금 사진은 다 찍었고 디자인 작업하고 있습니다. 또 책을 제작할 업체를 찾고 어떻게 제작할 것인지 몇 장으로 제작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출처: 실험지기 제공Q: 저는 컬러북이라는 것이 굉장히 생소하게 느껴졌는데요.컬러북에 대한 설명을 구체적으로 해주실 수 있을까요?A: 작지만 의정부만이 갖고 있는, 의정부의 향기와 분위기가 담긴 사진들을 찍고 이런 사진들을 바탕으로 컬러를 추출해요. 찍었던 사진들을 여러 장 보면서 사진들에서 일러스트 프로그램을 통해 색을 추출합니다. 또 이 사진 속 동네의 분위기가 느껴지게끔 색 조합도 생각을 해서 추출을 하고, 이후 후가공을 해서 사진 속 의정부의 분위기를 더 표현합니다.또 책에는 제보받은 이야기와 이를 바탕으로 의정부 골목길에서 찍은 사진들 그리고 사진을 찍으면서 저희가 경험한 것들을 평범하지 않게, 개성 있게 녹여내려고 합니다. 그래서 동네별로 한 권씩 해서 총 9권에서 10권의 컬러북이 나올 것 같아요. Q: 컬러 추출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어떤 방식으로 색이 추출되는지 궁금합니다.A: 한 동네 당 사진을 한 100장 정도 찍으면 그 동네를 대표적으로 나타낼 수 있는 4장 정도를 다시 선정합니다. 사진은 여러 개의 다양하고 전체적인 색깔들을 가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그중에서 동네를 가장 대표할 만한 컬러를 추출하고 이 색과 사진의 분위기를 생각하면서 색깔을 조정해나갑니다. 출처: 실험지기 제공Q: 사진도 굉장히 잘 찍으시는데 왜 그냥 책으로 출판하는 것이 아닌 컬러북을 선택하셨나요?A: 컬러는 사진보다는 확실히 직관적으로 사람들에게 무언가를 전달하기 좋은 것 같아요.또 제가 이때 당시에 그냥 컬러를 좋아했던 것 같아요. 색깔을 좋아해서 이걸 이용해서 뭔가를 하고 싶었던 생각이 컸던 것출처: 실험지기 제공 Q: 실험지기 두 분이서 실험을 진행해오시면서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나 컬러가 있을까요?A:최: 저는 송산동에 살거든요. 그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제가 사는 동네를 가장 좋아하게 됐고요. 이게 송산동에서 찍은 사진이거든요. 근데 이때 정말 좋았어요. 5월이라 그렇게 덥지도 않았고 딱 노을 질 때 노란 꽃과 하얀 꽃이 어우러진 이런 평화로운 모습이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출처: 실험지기 제공박 : 저는 호원동에 발곡역 근처에서 찍었던 사진이 가장 마음에 들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색 조합도 그렇고 이날 하늘이 너무 예뻐서 이날 찍었던 곳이 가장 마음에 듭니다.출처: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uijcolor&logNo=223143957571&proxyReferer=Q: 제보받았던 사연 중에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무엇이었나요?A: 응답이 몇 개 없긴 한데 한 분이 정말 열심히 정성스럽게 답변을 보내주셨어요. 사실 이분들에게 이게 정말 중요한 것도 아니고 이걸 왜 하지라는 의문이 들 수 있는 프로젝트인데 여기에 이렇게 정성스럽게 진심으로 설문에 답해주셔서 저는 이 답변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Q: 백만원의 실험실은 어떤 실험을 통해 도시의 변화를 기대하는 프로그램이잖아요. 두 분이 생각하시는 실험의 기대 효과는 무엇인가요?A: 저는 사진을 찍으면서 본 이런 벽화들이 저에게는 굉장히 신기하고 예뻐 보였거든요. 가능동에 사시는 주민분들에겐 이 벽화가 정말 일상적일 거예요. 우리 동네가 따분하기만 하지 뭐가 특별하고 뭐가 재밌나 이렇게 느끼시는 주민분들도 있으실 텐데, 저희가 이렇게 색도 추출하고 좀 새로운 관점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완성된 컬러북을 보셨을 때 우리 동네에 이런 것도 있구나 의정부에도 이런 장소들이 있었구나를 느끼고 일상이 좀 특별하게 느껴졌으면 좋겠어요. 출처: 실험지기 제공실험지기들의 사진에는 이 동네의 골목길을 향한 애정이 담겨있었다. 에디터가 10년 넘게 의정부에 거주하며 질릴 정도로 봐왔던 의정부의 거리나 벽화들이 실험지기들의 사진과 색깔 속에서는 온통 낯선 것들이었다. 이미 익숙해져 버린 것을 새롭게 바라보도록 만드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실험지기들의 사진과 색깔로 에디터는 새로운 의정부를 발견할 수 있었고 내가 살고 있는 이 동네를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실험지기들의 색깔로 담아낼 의정부는 어떤 모습일까? 완성될 컬러북이 벌써부터 기대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