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로 만들기, 내가 바라는 의정부- 2023 백만원 실험실 <로컬파이 레시피 : 의정부를 새롭게 감각하는 법> 워크숍 후기 지난 21일, 청년콘텐츠 그룹 81.54에서 기획한 <로컬파이 워크숍> 프로그램이 진행되었다. 참여자들은 함께 의정부 지역살이를 이야기하고 자신이 꿈꾸는 로컬의 모습을 파이의 형태로 직접 만들어 볼 수 있었다. 문화도시 의정부 사업 중 ‘100만원 실험실’의 일환으로 이번 워크숍이 꾸려졌다. 필자 역시 문화도시 에디터로 취재차 방문했다가, 지점토로 로컬 파이를 만들게 되었다. 실험지기 이규빈 씨(81.54 편집장)가 워크숍의 진행을 맡아 본격적인 워크숍에 앞서 여러 질문을 던졌다. “요즘 나를 행복하게 하는 일은 무엇인가요?”를 시작으로, 의정부에서 살며 어떤 점이 좋고, 어떤 점이 아쉬운지도 말하며 각자 자신을 소개했다. 최근 훌라 댄스를 배우고 있다는 참가자부터, 자전거를 타고 중랑천을 산책하기 좋아하는 참가자, 집 근처에 사는 고양이와의 만남이 즐겁다는 참가자까지 행복을 느끼는 다양한 이유를 나눴다. 의정부 토박이인 분들도 있었지만, 얼마 전 다른 지역에서 이사 와서 적응 중이라는 참가자도 있었기에 서로 다른 시선을 발견할 수 있었다. 의정부에는 지역 주민과의 접점을 위해서 워크숍을 진행하고 싶어도, 접근성 좋고, 가격이 저렴한 공간 대관 장소가 많지 않아 아쉬웠다는 의견이 있었다. 훌라 댄스를 좋아하는 참여자도 2시간을 소요하며 춤 수업을 위해 서울까지 갈 필요 없이, 지역에서 문화 예술 프로그램들이 충족된다면 하는 소망을 이야기했다. 다음 단계는 내가 원하는, 내가 살고 싶은 의정부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다. “비건 식당이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놀고, 일하고, 휴식을 취할 공간이 늘어나기를 바라요.”, “돈이 있다면 아이들이 실컷 뛰어놀 수 있는 놀이 공간을 만들어주고 싶어요.”, “마을 수리공간을 만들어서 지역 주민들끼리 서로 물품도 공유하고, 자전거도 수리해주고 싶어요.” 결국, 지역 안에서의 ‘다양성’이 대화의 핵심이었다. 마지막 단계는 각자가 상상하는 일이 지역에서 일어나기를 바라며, 로컬 파이를 만드는 것이었다. 창의력을 발휘하여 수수깡, 점토, 실, 물감을 미리 제작된 파이 틀에 넣는 작업이었다. 대표적인 작품들을 소개한다. 이름: 부표 파이외딴 섬에서 서핑 보드를 타며 삶이라는 험난한 파도를 헤쳐나가는 우리가 있습니다. 우리는 고요하게 존재하지만, 부표가 있기에 방향성을 정할 수 있고, 안전하며 행복합니다. 의정부라는 지역이 부표와 같은 역할을 해주었으면 좋겠어요. 이름: 얽히고설킨 파이파이의 원형 틀을 조금 변형해 내 한 손에 쏙 담기도록 바꿔봤어요. 지역살이라는 게 혼자 사는 게 아니잖아요. 얽히고설킨 실타래처럼 함께하고 또 여러 문제를 해결해나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실을 주재료로 해서 만들어 보았습니다. 이름: 만두 전골 파이다양성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음식은 아마도 비빔밥이라고 생각해요. 점토로 비빔밥에 들어갈 재료들을 하나씩 만들어 보았어요. 고춧가루도 뿌리는 디테일도 챙기면서요! 각자의 개성은 살리면서도 어우러지는 의정부를 꿈꿔 봅니다. ※ 실험 참가 후기 필자는 의정부가 조용한 공간이 아닌, 특별하고 아름다운 일들이 벌어지면 좋겠다는 취지로 ‘이상하고 아름다운’ 파이를 만들어 보았다. 이 글을 읽는 독자분들은 어떤 의정부의 모습을 바라는지 궁금하다. 또한, 그 모습을 파이로 만든다면 어떻게 구성해보고 싶은지도 기대해 본다. 오랜만에 점토를 만져보니 딱딱했던 두뇌가 다시 말랑말랑해지는 기분이었다. 잠들었던, 또는 깊이 생각해보지 않았던 의정부 지역살이에 관한 생각들을 다시 꺼내어 보며 기분 좋은 상상을 해볼 수 있었다. 이런 상상이 지역 안에서의 변화를 위한 긍정적인 시도로 이어지면 좋겠다는 바람이 생기며, 글을 마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