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글자를 새기는 예술2023년 100만원 실험실, <서각 예술의 대중화> 사진 가장 왼쪽에 위치한 김태욱 씨와 한국서각협회 의정부 지부 회원들의정부 범골역에서 도보로 5분만 걸어가면 보이는 곳에 한국서각협회 의정부지부가 있다. 집마다 문패나 가훈이 멋들어진 글씨로 적혀있던 과거와 달리 오늘날에는 ‘서각’이라는 명칭도 생소하다. 서각이란 글을 각인하다라는 의미로, 주로 목재를 파서 글자를 새기는 조각품을 의미한다. 한국서각협회 의정부 지부는 작년(2022년) 8월 설립된 단체로, 이곳 범골역 근처에 터를 잡고 다양한 활동을 이어 나가고 있다. 서각 공방 운영자이자 의정부문화재단 백만원실험실 실험지기인 김태욱 작가를 만났다. <서각 예술의 대중화>라는 실험 명칭처럼, 김태욱 작가는 시민들에게 서각의 매력을 알리고자 이번 지원 사업에 참여했다며 동기를 밝혔다. 그는 2018년도 대한민국 서각 대전의 대상 수상자이다. 지금은 지부를 운영하고 있으며 20명 남짓의 제자들도 양성하고 있다. 공방이 의정부에 위치해 있기에 의정부 지부에서는 관련 사업도 여럿 하고 있다.서각 작업 도구 작년에는 의정부 1,2동 문패만들기 지원 사업을 진행했고, 제일시장 상인들 간판 제작, 마중물 프로젝트 등을 지부 사람들과 함께해오고 있다. 김 작가는 시민들의 눈이 닿는 곳곳에 서각이 함께하기를 하는 바람을 밝혔다. 필자가 방문한 날에는 100만원 실험실로 기획 중인 서각 예술품 공원 전시를 위해 지부 사람들과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조각도를 들고 작품의 윤곽을 표현하고 끌을 이용해 바탕의 무늬를 새기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섬세하게 글자의 삐침 등을 정리하고, 작품을 완성 시키기 위해 굴곡진 느낌 등이 살아날 수 있도록 천천히 여러 번 반복 작업했다. 평면에 글자 부분만을 오목하게 새기면 음각, 평면에서 글자를 도드라지게 새기면 양각이다. 실험지기는 양각과 음각을 모두 활용해서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캘리그라피 형식이든 아니면 궁서체 느낌이든 글자 형식은 예술가의 판단에 따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채색 과정에 여러 종류의 물감과 재료를 사용한다고 밝혔다. 밋밋한 느낌을 피하고 다채롭게 색을 표현하기 위해 물감을 섞어 색감을 다양하게 표현하기도 하고 고운 모래, 부식제 등을 사용한다며 자세히 설명해주었다. 붓을 이용하거나, 솜 또는 천을 동그랗게 말아서 만든 타봉을 이용해 톡톡 두드리며 그러데이션 효과를 주는 것도 볼 수 있었다. 김 작가는 채색이 끝난 후 다른 색감을 표현하고자 할 때는 공예용 히팅기와 자연 바람으로 작품을 말리면서 색감이 서로 섞이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며 작업을 이어갔다. 김 작가는 서각 제작 과정에서는 나무의 특성에 따라 물감이 잘 흡수되기도 하지만, 심재 부분은 물감이 흡수되지 않기도 해서 여러 번 꼼꼼하게 채색한다고. 물감이 스며들지 않은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며 채색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채색 작업이 끝나면 자연적 요건에 따라서 색이 변하지 않도록 코팅제 처리를 하고 나면 비로소 작품이 완성되는 것이다. 이 모든 과정은 한 번에 이뤄지지 않고 여러 과정을 거치기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서각 예술의 대중화를 꿈꾸는 이유를 묻는 말에 김 작가는 이렇게 답변했다. “오랜 시간 공을 들여 글귀를 새기면, 결국 그 글귀는 마음에도 새겨질 수밖에 없어요. 사람들이 서각으로 인해 긍정적인 메시지들을 가슴으로 느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김 작가는 완성된 여덟 작품을 오는 8월 3일부터 5일까지, 의정부 직동근린공원에 전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일상에서도 서각 예술품을 만나볼 수 있도록, 날씨는 덥지만 공원에서 전시를 진행하기로 기획했다는 것이다. 공원에 방문한 누구나 전시를 볼 수 있고, 직접 만져보면서 문구의 의미도 되새겨볼 수 있다고 김 작가는 설명했다. 문구로는 ‘오늘이 내 생의 최고의 날’, ‘자신의 인생을 즐기세요’ 등 힘을 주고자 하는 긍정적인 메시지들이 담길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