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는 보다 보면 좋아실험 참여자 윤○자 이병헌 나오는 영화가 좋았어. 하지만 15분짜리 의정부 영화가 더 좋았지.실험 참여자 김○애'우리동네의 특별한 씨네마 쌀롱' 포스터2023년 7월 15일, ‘우리 동네의 특별한 씨네마 쌀롱’(백만원 실험실 선정 사업)에 방문했다. 씨네마 쌀롱은 시민과 함께 영화를 관람하고 그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는 모임이다. ‘우리 동네의 특별한 씨네마 쌀롱’은 의정부 지하상가 문화공간에서 7월 8일, 15일, 22일 3차례에 걸쳐 진행되었다. 모임을 운영하는 실험지기 이경윤 선생님, 그리고 실험지기와 함께 모임을 운영하는 실험 동행자 곽수정 선생님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위부터 이경윤, 곽수정 선생님Q.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실험지기 이경윤실험지기 이경윤입니다. 젊은 시절 조감독 생활을 하다가, 30대에 ‘초원의 빛(1971)’이라는 영화로 감독 데뷔를 했습니다. 지금은 의정부 영화인 협회 지부장을 맡고 있고요. 영화는 인간, 윤리, 사회상과 생활상 등을 비추는 종합 예술입니다. 영화인으로서, 더 많은 시민이 영화를 즐기고, 접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백만원 실험실에 참여했습니다.-실험 동행자 곽수정실험지기 이경윤 선생님과 함께 씨네마 쌀롱을 진행하고 있는 곽수정입니다. 저는 30년 이상 연기를 해온 배우이기도 하지만, 그보단 문화 활동가라고 불리우고 싶어요. ‘학교에 연극을 심는 사람들’이라는 교육 극단을 운영하고 있고, 예술가가 지역에서 활동할 수 있는 방법,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일지 고민하며 실험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경윤 선생님과 함께 의정부 영화인 협회에 소속되어 있기도 합니다.실험 진행 장소인 '지하상가 문화공간'Q. ‘우리 동네의 특별한 씨네마 쌀롱’을 운영하고 계신데, 왜 이런 프로그램을 구상하게 되셨나요?-실험 동행자 곽수정지금은 사라졌지만, 1937년대 의정부에는 문화기획자 최남주 씨가 운영하던 영화 스튜디오가 있었어요. 스튜디오가 생기면 도시 전체가 영화 산업을 중심으로 발전하는게 일반적인데, 의정부는 그러지 못했죠. 영화 인재들을 배출할 수도, 훌륭한 영화를 만들어 낼 수도 있었는데 말이에요. 씨네마 쌀롱에서 함께 보았던 ‘밀정’ 같은 영화를 의정부에서 찍을 수 있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지나간 역사는 어쩔 수 없지만 ‘씨네마 쌀롱’을 통해 의정부에서 영화에 대한 욕구가 있는 사람들이 모여서 영화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는 계기를 만들고 싶었어요. 그렇게 모인 사람들이 소모임을 만들고, 모임이 발전하면서 창작 활동에도 참여하게 되길 바랐고요. 영화에 집중하고 있는 실험 참여자들(사진 제공 : 곽수정)Q. 어떤 분들이 쌀롱에 방문하셨나요?-실험 동행자 곽수정오늘(7월 15일)은 평소보다 많은 참여자가 모였어요. 지역민이 각본을 쓰고, 출연하고, 감독한 ‘의정부 영화’를 함께 상영했거든요. 의정부에 있을 예술제에서도 상영할 예정인데, 제목은 ‘새엄마의 눈물(이경윤 감독)’이에요. 참여했던 분들과 그 가족들까지 모이니 50명 가까이 되었어요. 아쉽고 어설픈 구석이 있기는 하지만, 의정부에서 만든 영화라 그런지 호응이 좋았어요. 영화 출연진들과 관객이 한자리에 모여 영화를 즐기는 시간이 즐거웠습니다. 실험에 참여한 특별한 관객들Q. 특별한 관객들이 눈에 띕니다. 어떻게 모시게 되었나요?-실험 동행자 곽수정할머니들 말씀이죠? 제가 속한 영화인 협회가 의정부 예총(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사무실을 쓰고 있어요. 아시겠지만, 그 앞에 ‘예총 앞 무대’라는 야외 무대가 있고요. 그 무대에 매일같이 모여 노는 어르신들이 계셨는데, 사무실을 오가며 그분들과 낯을 익히게 됐어요. 그 인연으로 씨네마 쌀롱에 모셨죠.Q. 영화 상영 후 영화에 대해 이야기하는 시간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진행되고 있나요?소통을 위해 준비한 이름표-실험 동행자 곽수정상영회에 참여한 사람들이 소통하는 시간을 만들어보고자 했어요. 별명 이름표도 만들어 달고 진행했지요(웃음). 영화를 보고 토론을 나누며 영화 동호인들이 네트워킹하는 장이 되기를 바랐는데, 생각보다 참여 인원이 많지 않고, 관객 연령대가 높아서 기대했던 대로 흘러가진 못한 것 같아요. 활발한 소모임의 씨앗이 되길 바랐는데 아쉬운 마음이 들어요.Q. 작품을 선택하실 때 특별히 염두에 두었던 점이 있나요?-실험지기 이경윤‘역사를 모르는 민족에겐 미래가 없다’는 말에 공감하고 있습니다. 일제 강점기에 대한 이야기를 모르는 시민이 많다는 생각이 들었고, 그래서 애국심을 상기시킬 만한 영화를 선택하고 싶었지요. 그래서 덕혜옹주, 밀정, 영웅 같은 영화를 골랐습니다. 다음번에 씨네마 쌀롱을 다시 열게 된다면 ‘기생충’이나 ‘미나리’ 같은, 해외에 널리 알려진 작품을 소개해보고 싶습니다. 나이 지긋한 관객들의 반응이 귓가에 머무른다. ‘영화 따로 찾아본 적 없었는데, 와서 보니까 재미있더라’고 말하던. 영화는 청년들의 것이 아니라는 걸, 누구나 자신만의 재미를 찾을 수 있기 때문에 매력있다는 걸 이번 ‘씨네마 쌀롱’ 방문을 통해 느낄 수 있었다.씨네마 쌀롱 실험지기와 동행자의 바람대로, 관람뿐만 아니라 소통과 창작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의정부 안에서 ‘영화 문화’가 확장되어 나가길, 그로 인해 한층 더 풍성한 문화 도시의 면모를 갖출 수 있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