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많은 시민이 연극을 통해 재미를 느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이선휘 실험지기요호 스튜디오2023년 7월 12일, ‘낭독을 통해 즐기는 연극’(백만원 실험실 선정 사업)이 열리는 요호 스튜디오에 방문했다. 전문 배우인 이선휘 실험지기가 운영하는 이 모임은 7월 한달간 매주 수요일 진행됐다. 실험 참여자는 실험지기와 함께 고전에서 현대 희곡에 이르는 다양한 작품을 낭독한다. 이선휘 실험지기Q.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실험지기 이선휘입니다. 연기를 직업으로 삼고 있고, 금오동에서 ‘요호 스튜디오’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이기도 합니다. 지금은 ‘낭독을 통해 즐기는 연극’이라는 이름으로 백만원 실험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Q. 의정부에 오게 된 계기가 있나요?본래는 극장이 많은 서울 안쪽에 거주했었어요. 그러다 전셋값이 크게 오르면서 서울과 가까운 경기도를 찾아보게 됐지요. 어디로 가야 좋을까, 주변을 물색하다가, 문화재단이 활발하게 움직이는 의정부로 오게 됐습니다. 의정부 예술의 전당에서 공연(다시, 다시락이(2019))을 했던 인연도 있었고요.모임 진행 모습Q. ‘낭독을 통해 즐기는 연극’은 어떤 실험인가요?연극 대본인 ‘희곡’을 낭독하는 모임입니다. 저 자신이 연극을 하는 공연 예술인이기 때문에 전문성을 살려 진행하고 싶었어요. 그리고, 의정부가 아직 ‘연극과 덜 친한’ 도시라고 느껴졌기 때문에 의정부 시민들이 연극과 친해질 기회를 만들고 싶었습니다.Q. 이번 실험을 통해 실험 참여자가 꼭 느꼈으면 하는 것이 있다면?이번 실험을 통해서, 더 많은 시민이 연극을 통해 재미를 느끼실 수 있기를 바라요. 그래서 연기를 접해보지 않았던 분도 쉽게 도전하실 수 있도록 몸을 움직이지 않는 ‘낭독’ 형식을 취했어요. 막상 진행하다 보니 연기 경험이 있는 분들이 많이 와주셨지만요(웃음).Q. 다양한 희곡으로 낭독 프로그램을 구성하셨습니다. (셰익스피어-햄릿, 멕베스/ 진주-ANAK)왜 이 작품들을 고르셨나요?많은 분께 ‘희곡’이라는 장르가 낯설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 흔히 셰익스피어 작품들을 논하지만, 이야기의 자세한 내용을 모르는 분들이 생각보다 많으시거든요. 제대로 읽어본 적 없는 사람도 많고요. 그래서 ‘이참에 유명한 것 하나 제대로 읽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으로 골랐습니다. 낭독에 활용한 희곡집. '햄릿', 그리고 '사람들' 내에 수록된 'ANAK'ANAK은 제가 출연했던 희곡이에요. 저자인 ‘진주’ 작가와 아는 사이기도 하고요. 현대 희곡이지만 가볍지만은 않은 이야기예요. 제법 무거운 소재를 다루면서도 이야기가 무겁게만 흘러가지는 않는 좋은 작품이라 함께 읽어보고 싶었습니다. Q. 실험을 진행하면서 어려운 점은 없었나요?실은 그냥 더 재미있는 걸 고를 걸 그랬나, 조금 후회가 되기도 합니다(웃음). 특히 셰익스피어 작품은 시대가 조금 지난 작품이다 보니 말씨를 낯설게 느끼실 것 같아요. 요호 스튜디오 내부Q. 실험을 진행하는 이곳, ‘요호 스튜디오’는 어떤 곳인가요?요호 스튜디오는 의정부에 이주하면서 열게 되었어요. 직접 만들어 가다 보니 준비하는 데도 시간이 제법 오래 걸렸죠. 스튜디오 곳곳에 제 손이 닿지 않은 곳이 없어요. 지금은 결혼사진이나, 제품 사진을 촬영하러 오시는 공간인데, 나중에는 스튜디오 한쪽을 비워서 문화 공간으로 운영하고 싶어요.Q. 어떤 문화 공간으로 만들고 싶으신가요?문화 예술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용도로요. 백만원 실험실처럼 것처럼 모임을 운영하거나, 작은 낭독극을 꾸며보고 싶기도 합니다. 10석~15석 정도 작은 규모로 마티네 공연을 하면 어떨까, 하는 꿈을 품고 있어요.Q. 혹시 다음 실험 계획이 있으신가요?다음번에 더 큰 규모로 지원받게 된다면, 아트캠프 같은 지역 소극장에서 낭독 공연을 진행해 보고 싶어요. 백만원 실험실을 통해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연극에 관심 있는 분들이 집단화되면, 그렇게 모인 분들과 함께 낭독 공연을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요.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의정부 시민들이 지역에서 접할 수 있는 연극의 수가 아직 적다고 느껴요. 의정부에 적을 두고 활동하는 공연 예술가가 활약할 곳이 많아지기를 바라고요. 이 실험실이 시민들의 관심을 이끌어내는 계기가 되면 좋겠습니다. 회차를 거듭하며 점점 실험에 참여하는 인원이 늘어나고 있다. 모임에 임하는 실험지기의 전문성과 열정, 친화력과 더불어, 예술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적지 않은 덕분이 아닐까 추측해본다.이야기를 한층 더 깊이 읽어낼 수 있도록 하는 ‘낭독’. 실험지기의 소망처럼, 이번 백만원 실험실을 통해 연극에 관심을 가지는 시민이 늘어나고, 예술에 직접 참여하는 시민 네트워크로 확장되어갈 수 있기를, 그래서 문화도시 의정부를 구성하는 한 축이 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