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주년, 당신에게 의정부를 묻다

의정부시는 제 기억 속에서 언제나 비슷한 이미지로 그려졌습니다. 경기도 의정부시. 경기 북부에 위치한, 그렇게 크지 않은 복작복작한 도시. 그 정도의 모습으로요. 의정부 밖으로 나와 다양한 지역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의정부시를 모르는 사람이 아주 많다는 것을 처음으로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은 자주 의정부시가 경기도 어디에 위치해 있으며, 무엇이 유명하며, 어떻게 시작된, 어떠한 곳인지를 질문했습니다. 그래서 종종 제 자신보다도 의정부에 관해 설명해야 했어요. 마땅한 답을 찾지 못해 그럴 때마다 ‘의정부 부대찌개’ 이야기를 꺼내며 말을 얼버무리곤 했지만요. 그러나 시 승격 60주년을 맞은 올해, 저는 이제는 더욱이 의정부에 대해 깊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느낍니다. 시민 개개인에게 의정부는 어떠한 곳인지, 앞으로는 어떠한 곳이 되어야 하는지를요. 백만원 실험실<올해 63년생 환갑, 동갑내기 의정부시도 63년생> 서영진 실험지기님의 <올해 63년생 환갑, 동갑내기 의정부시도 63년생>은 그런 의정부 시민의 목소리를 경청하고 있었습니다. 7월의 어느 날, 실험지기님의 초대로 인터뷰 현장을 함께하게 되었습니다. 그곳에서는 의정부의 뿌리와 역사, 그리고 의정부에 사는 사람들의 추억과 소망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우리는 편안하지만 진지한 분위기 속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궁금한 것들을 자유롭게 나누며 의정부시에 대해 논했습니다. 실험지기님의 인터뷰와 함께, <올해 63년생 환갑, 동갑내기 의정부시도 63년생>의 과정을 담았습니다. 함께 모인 자리에서, 우리는 처음으로 의정부시 지명의 유래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서영진 실험지기님은 차분한 목소리로 의정부시의 뿌리를 설명하셨습니다. 실험지기님의 설명에 따르면, ‘의정부’는 조선시대 행정 관청으로, 국가의 주요 정책을 심의하는 최고 심의 기관이었습니다. 태조 이성계가 함흥에서 한양으로 환궁하던 중, 지금의 호원동 일대에서 잠시 머무르게 되었는데요. 그러면서 조정의 대신들이 이곳에서 정사를 논의하고, 태상왕인 이성계의 윤허를 받았어요. 그러한 과정으로 관청 명칭이었던 ‘의정부’를 이곳의 지명으로 삼게 되었다고 합니다. 서영진 실험지기님은 이러한 내용을 최종 결과물에 추가해 많은 사람에게 의정부의 시작을 알리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그다음으로는 의정부시를 찾는 사람들과 떠나는 사람들, 머무르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에 대해 한 참가자는 유입 인구와 기존 인구의 융합을 위해서도 “누구나 행복하게, 모두가 접근이 가능한”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취재원의 입장으로 참여했지만, 저 역시 의정부에 아주 오래 거주하고 있는 청년으로 최근의 의정부에 대한 견해를 밝히기도 했습니다. 몇 년 사이 연령을 불문하고 다양한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많아진 것,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릴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는 것에 대한 긍정을 표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그 자리에 모인 모두가 의정부를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사실 <올해 63년생 환갑, 동갑내기 의정부시도 63년생>은 처음 취재를 기획할 때 전해 들었던 것과는 다른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었습니다. 1963년생뿐 아니라, 더 많은 시민의 목소리를 담고 있었어요. 저는 그 이야기를 더욱 자세히 듣고 싶어졌습니다. 서영진 실험지기님과 이번 실험실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Q. 이번 백만원 실험실을 기획한 배경과 동기가 궁금합니다.A. 올해가 시 승격 60주년이라는 것은 알고 있었어요. 제가 의정부시의 문화관광 해설사로 일하기 때문에, 그러한 부분에서는 정부와 관련된 이야기를 알고 있었죠. 2021년, 2022년에도 백만원 실험실에 참가했습니다. 그래서 올해는 실험실 자체를 신청할지, 한다면 어떠한 실험실을 신청할지 고민했어요. 시 승격 60주년은 올해만 할 수 있는 주제니까 해야겠다, 하고 도전을 하게 됐죠. 의정부시 60주년이니까 홍보물로 만들어서 알릴 것을 알리자, 그런 동기도 있었어요. Q. 제가 듣기로는 1963년생의 시민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진행한다고 하셨는데, 기획이 변동된 건가요?A. 네. 처음 백만원 실험실 계획서를 작성할 때는 63년생에 한해 진행하겠다고 했어요. 하지만 하다 보니 그렇게 안 되더라고요. (인터뷰 대상자를) 모으기 쉽지 않았고, 연세가 높은 분들의 추억의 장소를 (저도) 잘 모르겠더라고요. 지금 기록으로 남아 있지 않은 기억들이라, 제가 의정부 지역 해설사로 있어서 지명을 대충 알고 있지만 완벽히 이해하지는 못했어요. 그래서 조금 방향을 바꿨습니다.처음 축하 메시지를 촬영한다는 기획을 했을 때, 의정부에 바라는 것들이 다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거든요. 청년들이 바라는 것이 다를 것이고, 노년층, 중장년층이 바라는 것들이 다 다르죠. 그래서 원래 생각했던 대로 다양한 연령대를 취재하게 됐어요. 꼭 너무 옛날 것보다는, 다양한 연령대의 다양한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라면 우리가 모르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할 수도 있겠구나, 생각했습니다. 오늘 같은 경우에도 의정부에 온 지 3년 차지만, 인터뷰를 진행했어요. Q. 지금까지 진행한 인터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답변이 있다면요?A. 제가 어제 인터뷰한 분이 있었는데, 그분께 제가 여태까지 듣지 못했던 의정부의 가로수 이야기를 들었어요. 가능동에 있는 가로수가 백 년 정도 됐대요. 그분은 그 가로수가 정말 좋다고 하셨어요. 왜 좋은지 이유를 물었더니, 그분은 의정부를 떠나고 싶은 충동을 많이 느껴서 나갔다가 들어왔다를 반복했는데 어느 날 그 가로수가 눈에 들어왔다고 하셨어요. 저거 굉장히 오래된 나무인데, 아직도 저기 있네. 하면서요. 그 나무 근처에 다른 나무들을 심었는데, 그 나무들은 죽었다고 하더라고요. 오로지 그 (오래된) 나무만 살았다고. 내가 돌보아주지도, 쳐다봐 주지도 않았는데 스스로 잘 자라 주었다는 데서 고맙다는 생각이 들었대요. 그래서 저도 그 나무가 보고 싶더라고요. 우리가 어떠한 공간을 이야기할 때, 저는 건물만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분을 통해서 가로수 하나도 정서적으로 나에게 편안함을 주는 새로운 공간이 되는구나, 하고 새롭게 배우기도 했어요. Q. 실험지기님의 시 승격 60주년 축하 메시지도 궁금합니다.A. 축하 메시지는 간단해요. 축하합니다. 그런데 60주년이 됐다는 것은 의정부가 오래된 시라는 것을 말해 주죠. 의정부시가 수원 다음으로 경기도에서 두 번째로 시 승격이 된 거거든요. 그만큼 전통이 있다는 점을 말해 주고 싶어요. Q. 개인적으로 의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으시다면요? A. 의정부에 바라는 점…… 사실 백만원 실험실을 하면서 누가 그런 이야기를 했어요. 내 얘기를 들어주는 시였으면 좋겠다. 사람은 누구나 인정의 욕구가 있잖아요. 나를 알아봐 준다거나, 내 얘기를 귀담아들어 준다거나 그런 식으로. 나의 존재, 나의 가치를 인정해 주는 그런 도시였으면 좋겠다는 거죠. 제가 이 백만원 실험실을 좋아하는 이유가, 기획이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것들이 많지만 한번 도전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주잖아요. 그것에 대해서 되게 재미있는 실험이라고 생각해요. 저는 백만원 실험실을 통해서, 다른 실험까지 갈 수 있었거든요. 작년에 진행했던 점자 블록에 관한 백만원 실험실도 그렇고요. 이 실험실에서 만난 사람을 다른 실험에서 만나기도 해요. 또 완전히 새로운 사람을 만나기도 하고요. 또, 공부가 되는 것도 있어요. 저는 지금까지 역사 공부만 했는데, 조례 공부를 한다든지, 법 공부를 한다든지…… 다양한 것들을 공부할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줬죠. 의정부시에 바라는 건 그런 거예요. 문화재단이 하고 있는 이런 것들이 계속, 오래 지속될 수 있도록 지원이 됐으면 좋겠어요. 또, 어떠한 일이 일어났을 때 시민이 제안을 통해서, 또는 시민의 의사로 인해 진행됐다면 그 점을 알려 줬으면 좋겠어요. 무엇인가를 하나 만들었을 때,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졌다’라고 기사를 쓸 수도 있거든요. 그런데 늘 결과만 가지고 말하는 경우가 있더라고요. 어떠한 계기로 만들어졌고, 누구를 통해 만들어졌고, 그런 과정들이 분명하게 밝혀져서 칭찬할 사람은 인정해 줬으면 좋겠어요. 칭찬에 투명한 도시. 그런 거요. Q. 이번 실험실은 어떠한 실험으로 남았으면 좋겠나요? A. 올해는 시 승격 60주년이니까, 또 누군가 이런 비슷한 것을 할 거예요. 어떤 기관이 주최한다면, 다들 쉽게 협조하겠죠. 그렇지만 제가 이렇게 해서 의정부의 시 승격 60주년을 축하한다는 것이 전해진다면, 기쁠 것 같아요. 아이들을 교육할 때, ‘의정부’가 뭐냐고 물어보면 다들 대답을 잘 못 해요. 어린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도요. 그러면 저는 의정부가 조선시대 관청의 이름이라고 설명을 해요. 어떠한 과정으로 지명을 얻게 되었는지도 설명하죠.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그것들을 받아들이지는 못하더라고요. 기본적으로 의정부는 조선시대 관청 이름이라는 것 정도는 이제 자연스럽게 대답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그런 이야기를 끌어내고 싶은 게 강해요. 의정부 사람에게 의정부가 무엇인지를 물었을 때, 고개를 돌리고 대답을 회피하는 일 없이 의정부가 조선시대 관청 이름이라는 것이 쉽게 나왔으면 좋겠어요. 그런 정도로 의정부에 대한 인식을 끌어올리고 싶은 욕심이 있죠.그리고 8월, 실험지기님을 다시 만나 한 책자를 받아 보았습니다. 지난 시간의 과정을 담은 최종 결과물이었어요. 여럿의 이야기가 담겨 있었습니다. 출처: 서영진 실험지기님 <올해 63년생 환갑, 동갑내기 의정부시도 63년생>의 첫 취재를 다녀와서, 저 역시 의정부시에 바라는 점을 오래도록 생각했습니다. 10대에는 더 자유롭게 문화를 누릴 수 있는 공간이 만들어지기를 바랐습니다. 20대의 중반을 지나는 지금은 의정부를 떠나지 않고도 꿈을 실현할 기회가 많아지기를 바라고 있어요. 좋아하는 만큼 바라는 것이 많지만, 무엇보다는 축하와 감사의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놀토’가 있던 어린 시절, 시청 앞 도로에서 자유롭게 뛰어놀 수 있어서 고마웠다고. ‘태흥 시네마’가 있던 중학교 시절, 그때 좋아하던 친구와 영화를 보러 갈 수 있어서 좋았다고. 그리고 현재,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게 도와주어 고맙다고요. 마지막으로, 서영진 실험지기님의 말처럼 “새로운 60년, 시민과 함께 성장하기를 바란다”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의정부를 애정하는 한 시민으로, 앞으로의 의정부의 날들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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