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이 요양원으로 찾아갑니다! <무형문화재31호 이수자 이미열 인터뷰>

들어가며이미열 실험지기 인터뷰를 가기로 한 날, 실험지기가 운영하는 전통예술국악원으로 향했다. 전통예술국악원은 가구거리의 초입부에 있다. 나는 의정부동에 위치한 가구거리를 걸으며 ‘welcome good to see you’라고 적힌 팻말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다. 실험지기에게 향하는 이 길이 버진로드와 같이 느껴졌다. 호랑이가 장가가는 날인가보다. 그 짧은 가구거리에서 아주 뜨겁도록 햇볕이 내리쫴다가 비가 요란스럽게 왔다가 또 무슨 일이 있었냐는 듯이 하늘이 갰다. 전통예술국악원에 들어갔다. 오래된 나무 냄새와 같은, 구수한 종이 냄새와 같은 냄새가 났다. 장구와 북, 소고가 가득한 이곳에서 우리는 인터뷰를 진행하기로 했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사진출처:이미열 안녕하세요. 저는 우리의 소리에 대해서 연구하고 있는 소리꾼 이미열입니다. 2020년 2월 사단법인 한국경기소리보존회 의정부 지부장으로 인준되어 현재까지 좋은 분들과 함께하고 있습니다. 무형문화재31호 이수자로서 우리의 경기민요가 많은 사람에게 위안이 되고 힘이 되어 행복한 생활을 하길 바라며 오늘도 장구 앞에 앉아있습니다. 이 장소는 어떤 장소인가요?오늘 인터뷰를 진행하는 이곳은 (사)한국경기소리보존회 의정부지부로 ‘전통예술국악 배움터’입니다. 미취학반, 학생부, 성인부, 일반부, 전문가반으로 운영 중이라 누구나 참여할 수 있습니다. 사진출처:이미열​수업신청은 어떻게 할 수 있을까요?의정부시평생학습원 의정부 담길캠퍼스 교육생모집 공지사항 (https://learning.ull.or.kr/index.do?menu_id=00003220&menu_link=/icms/bbs/selectBoardArticle.do&bbsId=BBS_00029&nttId=3881)을 참고하시거나 시민대학팀(T.031-826-9965)로 문의하시면 될 거 같아요. 의정부시평생학습원의 의정부 담길캠퍼스, 담길뮤직숍 프로그램 진행예정입니다.자료출처: 의정부시평생학습원 실험에 대해 소개해주세요!자료출처: 이미열 이 실험의 실험명은 ‘흥나는 우리 요양원 얼씨구 좋다’입니다. 문화예술에 관심은 있지만 공연장이나 학습 장소 등에 직접 찾아가기 어려우신 분들에게 저희가 직접 찾아가서 문화 예술 전달해 보자 하는 취지로 시작하였습니다.제가 2020년에 인준되며, 전통예술국악원 문을 열었어요. 그런데 문을 염과 동시에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 가 시작된 거예요. 모두가 힘드셨겠지만, 저 역시도 코로나19 기간 동안 굉장히 힘들었거든요. 소리 공부를 하며 꿋꿋이 버텼죠. 코로나19가 종식 된 건 아니지만, 활기를 잃었던 우리의 시간을 회복 중에 있잖아요. 제가 소리를 공부하며 그 힘든 기간을 버텼던 것처럼 다른 분들에게 소리를 전달함으로써 그 회복에 일조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떠올린 분들이 코로나19로 인해 가족 면회도 어려운 요양원에 계신 어르신 분들입니다. 요양원에서 나오시기 어렵잖아요. 이런 문화공연을 접할 일이 없으시죠. 젊은 사람들이야 나가지 않아도 유튜브도 보고 티비도 보지만, 요양원에 계신 분, 그중에도 누워계실 수밖에 없으신 어르신 분들은 불가능하니까요. 직접 방문 드려 편하게 감상하고 참여할 수 있는, 직접 방문하지 않으면 볼 수 없는 멋진 공연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실험은 어떻게 진행되었나요?처음에 5월 19일부터 6월2일까지 의정부 내에 있는 요양원을 대상으로 신청 받았어요. 이후 사전 답사로 방문하여 공연할 수 있는 공간과 음향시설을 확인하고 5곳을 선정하여 공연을 진행하고 요양원 측에 설문조사를 부탁하는 걸로 마무리 지었습니다. 설문조사를 진행했던 건 우리 공연의 문제점을 알고 싶었어요. 이후 보완하여 더 근사한 공연을 제공해 드리고 싶었는데 다들 너무 좋게 작성해 주셔서 저희에 대한 기분 좋은 응원으로 받아드렸습니다. 공연은 6월20일, 6월27일, 7월4일, 7월11일, 7월18일로 5주동안 매주 화요일 진행하였습니다. 요양원 모집을 받으셨는데, 신청은 많았나요?자료출처:이미열 이 홍보물을 인쇄해서 의정부 시내 요양원으로 우편을 보냈어요. 그중 15개의 요양원이 신청해 주셨어요. 원래 3곳 정도 선정하여 진행할 예정이었어요. 하지만 신청을 많이 해주셔서 2곳을 추가하여 진행하였습니다. 함께 하실 동료들은 어떻게 모집하셨나요?자료출처: 이미열 제게 민요를 배우시는 분들이 기반이 되어 민요공연을 할 수 있었고, 지인분들에게 연락하여 모집 공고를 알렸습니다. 기획 의도에 흔쾌히 동참 의사를 주시더라고요. 또한 ‘문화예술공간 참여자모집’이란 홍보물을 현관 외부에 부착 홍보하여 진행요원(스텝)은 일반시민들의 봉사로 이루어졌습니다. 함께 하신 동료분들은 어떤 분들인가요?함께 해준 동료 예술가는 민요는 김태나, 서연자, 이성남, 이명숙 5명이 함께 해주었고요. 한국무용에는 박석분, 박영숙 2명이, 밸리댄스는 권미경, 풀피리 연주는 김충근, 대중가요는 김준호, 총15명의 예술가가 함께해주셨습니다. 진행요원으로는 김장수, 우성희, 배민경, 김은하, 이나린, 고고장구 총6명이 수고해주셨습니다. 함께 한 동료들은 정말 문화예술공간에 가야 볼 수 있는 모시기 어려운 예술가분들입니다. 수고비를 드리기가 어렵다고 안내를 드렸음에도 괜찮다며 손사래를 치셨어요. 처음에는 죄송스러운 마음에 1회만 해달라고 부탁드렸죠. 1회도 힘들잖아요. 분장에 머리 쪽지고 한복입고... 무용하시는 분은 옷을 몇 번이나 갈아입으셔야 하거든요. 그런데 5회를 전부 다 해 주신 거죠. 관람객과 출연자 모두가 울고 웃은 공연이었거든요. 정말 돈으로도 살 수 없는 경험임을 아셨던 거죠. 심지어 공연 안 하시는 분들도 그냥 가서 진행요원이라도 하고 싶다며 두 팔 걷고 나서주셨어요. 정말 감사하시기만 한 분들이에요. 저희가 예산이 많지 않아 식사 한 번 넉넉히 대접하지 못했어요. 모두 음식을 집에서 조금씩 가져오셔서 나눠 먹기도 했고요. 근사하지 못했던 밥 한 끼마저도 정말 기쁘게 드셔주신 분들이에요. 이 인터뷰를 통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을 전하고 싶어요. 사진출처: 이미열출연자 명단/ 자료출처: 이미열​ 공연은 어떻게 구성되었나요?민요와 한국무용, 트로트, 풀피리, 밸리댄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사진 출처:이미열 자료출처: 이미열 공연을 몇 분동안 진행하셨나요?공연은 한 시간으로 진행되었어요. 원래 한 시간가량 진행하면 무용과 목으로 내는 소리를 함께 하는 공연인 만큼 지치기도 마련인데요. 관람객 분들이 행복하게 즐겨주셔서 시간 가는지 모르고 오히려 1시간이 짧게 느껴지더라고요. 사진출처:이미열 실제 무대와의 차이점이 있다면요?실제 무대에 섰을 때랑 느낌이 완전히 달랐어요. 음향시설은 굉장히 열악했죠. 무대에 있는 다양한 색과 밝기의 조명은 없죠. 밝디밝은 형광등이 전부에요. 하지만 어르신들이 몸이 불편해서 손뼉을 칠 수 없음에도 손뼉을 치시려고 손을 버둥거리시고, 한 곡의 중반쯤엔 점점 손과 손이 가까워지더라고요. 그렇게 한 곡이 끝날 때쯤 손이 붙어 박수를 딱! 치셨습니다. 눈물이 나더라고요. 그런 현장이 무대와 같을 수 없죠. 관람객 분들의 반응이 궁금합니다! 사진출처: 이미열​꽃바구니 무용을 하는데 어르신이 요양원의 조화를 가지고 나오셔서 춤을 함께 추셨어요. 그 외에도 많은 어르신이 함께 일어나 춤을 추기도 했고요. 휠체어를 끌고 나와 몸을 흔드시는 분들도 계셨어요. 아무리 몸이 불편해도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이 우리의 소리라 생각해요. 요양원에는 산소호흡기에만 의존하시고 계신 분들도 계십니다. 그분들도 들을 수 있잖아요. 천장을 보고 반듯하게 누워 계시는 어르신 머리맡에서 눈을 마주하며 노래를 불러드렸어요. 미동도 없으신 어르신이 손가락을 까닥까닥하더라고요. 이렇게 공연을 할 수 있음이 행복했어요. 노래하면서도 울기도 했고요. 관람객들 출연자들 전부다 울음바다가 될 때도 있었어요. 우리가 다 치유하는 과정이란 생각이 들더라고요. 자료출처: 이미열 관련하여 후속 실험을 하신다면 어떤 실험을 하시고 싶으신가요?저는 이 실험은 계속되어야한다 생각합니다. 진행했던 요양원에서 추가 공연을 부탁하시더라고요. 이번에 5곳의 요양원 밖에 가지 못했지만, 후속 실험이 있다면 더 많은 요양원에서 더 많은 분들에게 문화 예술을 선물하고 싶습니다. 실험지기님과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문화, 예술, 문화예술이라는 단어가 자주 나왔는데요.실험지기님께서는 문화예술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함께 공유하고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 문화예술은 특별한 사람이나 전문가만의 것이 아니라 누구나 원하면 누릴 수 있는 우리 모두의 생활 속 표현방식이라고 생각합니다. 서로에 대한 마음을 전달하고 공감하는 소통의 수단이라면 그것이 문화예술이죠.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예술가분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다가감으로써, 우리의 정신적인 영역을 충전시켜 주고 내면의 평화를 찾는 데 도움이 되어 삶이 질이 향상될 거라 말씀드리고 싶어요. 어렵지 않습니다~ 좋습니다~ 흥겨움 충전 하시고 다 함께 “얼씨구 좋~다!” 해 보아요!마지막으로, 이번 실험실에 행복하게 재능기부 해 주신 진정한 예술가 여러분, 존경합니다! 인터뷰를 마치며,이 실험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며 인류애가 충전되었다. 이미열 실험지기의 정리된 실험의 흐름을 읽으며, 나 역시도 눈물이 울컥하고 나올 것만 같았다. 이 실험은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에서 나왔다고 확신한다. 그 사랑이야말로 얼어붙은 마음을 녹이며, 약으로도 나을 수 없는 고질병을 호랑이 장가가는 날의 날씨처럼 변덕스럽게 사라지게 할 것이다. 나 역시도 코로나19를 겪으며 사람과 닿는 순간이 싫었고 소통이 불편해지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고립돼 가고 있었던 것 같다. 이 실험의 이야기를 담으며, 내 마음이 치유되었다. 문화 예술은 사람을 말랑말랑하게 만들어 준다. 그리고 이미열 실험지기의 이 실험과 아낌없이 재능을 기부해 준 예술가, 성심성의껏 이 실험을 도운 진행요원, 그리고 문화예술을 어렵게만 생각했던 관람객까지 개개인이 하나가 되는 변화를 경험했다. 이 이상의 실험의 의미가 뭐가 있을까 싶다. 인터뷰를 마치고 공간을 벗어나며, 세상이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살만한 세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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