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주 실험지기 인터뷰<얼씨구 의정부! 절씨구 우리들!>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저는 어르신을 대상으로 창작무용을 가르치고 있는 실험지기 최현주입니다. 저는 한국무용을 전공하였습니다. 대학교를 졸업하고는 프로무용단에 9년간 있었어요. 그리고 결혼을 하고 아기를 낳고 지내다가 무용교육을 하기 시작했죠. 지금은 노인 무용 예술강사로 일한 지 어느덧 13년이 되었네요. 요즘은 노인 창작무용 활동을 주로 하고 있어요. 창작무용이란 무엇인가요?창작이란 누구나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춤’이라고 하면 대부분 누군가의 춤을 따라 하여 모방하여 기량을 향상시키는 거잖아요. 창작무용은 내가 주체자가 되어 나의 이야기를 표현하는 것입니다. 방식은 여러 가지일 수 있어요. 저희는 키워드를 지정하여 그 키워드에 맞는 춤을 창작하는 것으로 진행했습니다. <백만원실험실>을 어떻게 신청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창작무용은 지원 사업을 통해서만 반 개설을 하고있습니다. 일반 센터에서는 창작무용 과정을 진행한다 하면 이름 자체가 낯서니 사람이 잘 모이지 않거든요. 평상시 접하기 어려운 새로운 무용 프로젝트를 하면 “이건 뭘까?” 하고 궁금해하실 거라고 생각했어요. 어르신분들에게 창작무용은 굉장히 필요한 수업이기 때문에 지원 사업을 통해서라도, 자의로 운영해 보고자 하는 마음도 컸고요. <얼씨구 의정부! 절씨구 우리들!>은 어떤 실험일까요?내가 주체가 되어 무언가를 만든다는 것, 또 같이 해줄 동료들이 있다는 것이 엄청난 경험입니다. 그 경험을 얻는 실험이라고 설명할 수도 있어요. 춤이라는 게 사실 처음엔 엄청 부끄럽잖아요. 하지만 나중에는 춤으로 인해 몸과 마음이 시작과 다르게 엄청나게 자유로워질 수 있죠. 원초적이고 본능적인 것, 내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다는 게 어르신들 입장에서는 익숙지 않은 경험이라 힘들겠지만 결국 할 수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었어요. 어떻게 모집을 하셨나요?노인복지 회관에 공고를 냈어요. 그래서 참가자분들은 대부분 노인복지 회관을 이용하시는 분들이죠. 또 예전에 한국 문화 진흥원에서 하는 예술 누림이라는 수업을 진행할 때 함께 하시던 어르신들도 참여하셨어요. 총 16명이 시작했고, 몇 분은 사정 때문에 빠지시고 지금은 13분이 함께 하고 있습니다. 실험은 어떻게 진행이 되었을까요?의정부의 상징물을 가지고 춤을 창작하기로 했어요. 의정부에는 시화 시목과 같은 상징하는 것들이 여러 가지가 있어요. 상징물을 찾아보며 알게 된 것이 조만간 상징물들이 바뀐다는 이야기도 있더라고요. 오랜 시간 의정부에 거주하신 어르신들도 의정부에 대해 사실 잘 아시진 못했어요. 그래서 함께 상징물을 찾고, 또 슬로건을 읽어보며 함께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그 속에서 키워드를 찾아서 창작을 시작했죠. <비둘기>,<철쭉>,<잣나무>세 가지 키워드로 나누어 세 모둠을 나누었습니다.총 4회에 거쳐 진행했고요. 어르신들께 예술은 어떤 의미인가요?어르신들에게 예술은 중요합니다. 어쩌면 이 사람들에게 나를 위한 마지막 시간이라 생각합니다. 오롯이 본인을 위한 시간이요. 그런 의미에서 참여 대상자가 노인이라는 것이 굉장히 큰 장점입니다. 오랜 기간 굉장히 열심히 살아왔던 분들이라 오롯이 나를 위한 시간을 가져보지 못한 분들이 많아요. 그런 어르신의 한사람 한 사람의 삶은 역사 그 자체입니다. 전쟁일 겪은 세대도 있으며, 현재의 국가의 발전을 오롯이 경험하셨죠.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의 스토리가 있습니다. 그뿐만이 아니라 어르신들의 예술 활동은 또 젊은 세대에게 귀감이 되기도 합니다. 이분들이 행복한 예술 활동을 해야 해요. 이분들의 미래가 곧 우리이기 때문이죠. 그러나 내년에 복지관 예산이 50% 삭감되고 예술 수업들이 전면 유로화가 된다고 하네요. 보편적 복지는 예술입니다. 누구나 누려야 하는 것이죠. 하지만 특정 대상에게만 해당될 수도 있다는 것이 안타깝습니다. 어르신과 함께 실험을 진행하며 어려웠던 건 없었나요?어르신분들도 충분히 무언가를 만들 힘이 있거든요. 하지만 만들어야 하는 것을 분명히 제시해 주지 않으면 싫어하시는 경우가 많아요. 새로운 걸 한다는 두려움도 있으시고요. 사실 그걸 깨기까지가 너무 어려웠던 거 같아요. 그러나 지금은 달라지셨어요. 어제 한 어르신으로부터 “제가 배운 걸로 민요 라인댄스를 만들었는데 한번 참여자들과 해봐도 될까요?”라는 연락을 받았습니다. 지금 보이시는 저 어르신들은 오늘 그분이 만든 라인댄스를 함께 하시고 계시는 거예요. 어르신들의 창작은 어땠나요?제가 기대했던 것보다 너무 잘하셨어요. 무용을 한 번도 안 해보신 분도 계셨거든요. 그분들도 너무 재밌어하셨고 결과물도 좋아서 무척 깜짝 놀랐어요. 사실 노인분들이 모여서 함께 춤을 춘다는 것만으로 의미가 있으니 결과물이 이렇게나 좋을 거라고 생각도 못 했던 거 같아요. 우리가 살고 있는 곳을 춤, 그리고 음악에 접목에 하여 그 애정을 춤에 담았어요. 왜 의정부를 대표하는 새가 비둘기였을까도 함께 고민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비둘기의 좋은 의미도 알게 되었어요. ‘편지를 전해준다’의 의미가 있더라고요. 어르신들은 그 비둘기의 뜻을 춤으로 표현하기도 했답니다. 또 의정부의 시화인 철쭉을 한 사람, 한 사람이 꽃 모양이 되어 펴졌다 모였다 흩어졌다를 표현했어요. 하나의 작품처럼 완성되었죠. 활동을 해보니까, 이 창작이 계속 이어지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의정부가 추구하는 슬로건 중에 행복이 퍼져나가고 번져나가고 하는 내용이 있더라고요. 우리는 이 내용을 가지고 고리 움직임을 만들어 본 적이 있어요. 단순한 움직임이지만 굉장히 아름다웠습니다. 그 고리의 움직임처럼 우리의 창작이 계속 이어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 백만원실험실을 통해 어떤 걸 느끼셨나요?기관 자체 내에 이런 수업에 대한 인지도가 없습니다. 보통은 기능 위주의 수업이죠. 하지만 창작무용은 정답이 정해져 있지 않은 나에게서 탈피되어 나오는 현상이라 생각해요. 창작은 누구의 눈치도 보지 않아도 되며, 그리고 나의 이야기를 표현하고 함께하는 거라 춤의 기량에 상관없습니다. 백만원실험실을 통해 이 실험을 해보니 더 확실해졌습니다. 노인 창작무용이 노인들의 자존감을 얼마나 높여 줄 수 있는가에 대한 확신이요. 잘하고 못하고 가 중요하지 않으니까요. 그런 의미에서 백만 원 실험실이란 새로운 발견입니다. 회기가 짧다 보니 아쉬운 마음이 듭니다. 일회성에서 끝나지 않고 지속해서 창작이 펴져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