찰나의 의정부를 기록하다

찰나의 의정부를 기록하다필름카메라로 바라본 의정부 백만원 실험실 여러분은 평소 어떤 카메라를 이용해 사진을 찍으시나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가장 가까이 있는 ‘휴대폰 카메라’를 이야기할 것입니다. 하지만 낭만을 찾아가는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는 일반 휴대폰 카메라가 아닌 ‘필름카메라’가 다시 유행하고 있습니다. 레트로, 뉴트로가 흥행하고 있는 지금, 필름카메라는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이자 낭만을 실현하는 도구가 되어버린 것입니다. 레트로에 빠진 MZ … '옛날 카메라' 인기 많은 이들은 필름카메라를 들고 여행을 떠납니다. 필름카메라 별로 각기 다른 무드가 담긴 사진들은 보관용으로도, SNS 업로드용으로도 제격입니다. 그러나 정작 자신이 사는 동네를 돌아다니며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는 경우는 좀처럼 보기 드문 일입니다. 일회용 필름카메라의 경우 찍을 수 있는 수가 제한되어있고, 이로 인해 특별한 날에만 찍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여행을 가기까지 미루지 말고, 필름카메라를 들고 동네로 나가 지금 당장 특별한 순간을 만들어보는 것은 어떨까요? 익숙한 동네를 걸으며 우연히 만난 찰나의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는 의정부 토박이, 실험지기 안지현님을 만나보았습니다. Q.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려요. 출처: 실험지기 안지현님 A. 전공은 사진이지만 전공만 사진인, 의정부 토박이 안지현입니다. 이전까지 일을 오래 해왔던 터라 잠깐 쉬고 싶어 여행을 다녀보자고 결심했었어요. 그런데 코로나19가 퍼지고 해외여행 일정이 모두 취소됐었어요. 그래서 ‘혼자서 의정부 동네라도 찍어보자’ 라는 마음에서 이 실험실을 시작했던 것 같아요. Q.실험실 아이템을 ‘필름카메라’로 선정하신 이유가 있나요? A. 제가 사진을 필름카메라로 시작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 촬영과 편집이 편한 휴대폰카메라를 많이 사용하게 되었어요. 그런데 디지털 카메라로 찍다보니 촬영 후 그냥 놔두거나 지우더라고요. 그래서 문득 사진에 집중해보자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필름카메라로 찍을 때는 신중하게 찍다보니 보지 못했던 모습들이 보였어요. 이걸 다른 분들도 함께 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했고, 그래서 실험실을 신청했어요. Q.일반 필름카메라가 아닌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선택하신 이유가 있나요? 출처: 실험지기 안지현님 A.일회용 필름카메라로 선택한 이유는 실험실은 ‘실험’할 수 있는 곳이잖아요. 카메라가 다 다르면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조건에서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모습을 관찰할 수 없어요. 그런데 일회용 필름카메라로 하면 , 모든 필름의 감도도 똑같고 초점도 똑같아지기 때문에 같은 조건 하에 각자의 시선을 담을 수 있어요. 그래서 일회용 필름카메라를 사용하기로 결심했죠. Q.휴대폰 카메라가 아닌 필름카메라만의 매력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A. 필름카메라는 흔히 말하는 ‘필름 감성’이 있기도 하지만 일반 카메라보다 더욱 신중하게 찍게 되는 것 같아요. 결과를 모르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지는 거죠. 가끔은 결과물이 예상했던 거랑 똑같이 나올까라는 궁금증이 생기기도 하더라고요. 그 궁금증이 흥미를 유발하니깐 필름카메라가 더 재밌게 다가온 것 같아요. 그리고 현상을 받았는데 다르게 나왔을 때, 그 오류가 또 재밌더라고요. Q. 지금까지 찍은 사진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진이 있나요? 관련 에피소드가 있다면 함께 이야기해주세요. A.한 분은 의정부 역사가 담긴 장소들을 찍어오셨어요. 그 사진들을 보며 되게 흥미롭다고 생각했어요. 저는 주로 필름카메라에 ‘문(door)’ 사진을 주로 담아요. 사람 사는 집의 문마다 색깔도, 형태도 다 다르잖아요. 각기 다른 문을 보고, 그것을 찍는 게 꽤나 재밌었어요.각각 멀리서 보면 비슷한데 가까이서 보면 사진이 다 달라요. 같은 골목을 찍었는데도 어떤 사람은 골목 전체를 ,골목 가까이를 찍은 사진이 있었어요. 각자가 가진 매력이 다 다르다보니 사진도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나오는 것 같아요. Q.의정부 홈페이지에 ‘평범한 일상, 새로운 발견’이라는 문구를 적어주셨는데 사진을 찍으러 동네를 돌아다니며 새로운 것을 발견한 경험이 있나요?A. 사실 모든 풍경 자체가 새로웠어요. 첫째 주는 의정부동, 둘째 주는 호원동 일대를 돌았어요. 망월사역부터 회룡역까지 내려오는 길로 각자 사진을 찍으러 가는데 큰 건물들 사이에 가려져 보지 못한 골목들과 자연의 모습들이 정말 많더라고요. 의정부에 오래 살았지만,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풍경들을 보고 찍으니 정말 감회가 새로웠어요. Q. 필름카메라로 찍은 사진을 현상하여 받아볼 때 어떤 감정(혹은 기분)이 드시나요? A.“결과물이 잘 나올까?”라는 생각에 두근두근해요. 그리고 조금 겁나는 것도 있어요. 이전에는 현상을 받았을 때 약품을 잘못 써서 다 날린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되게 허무했어요. 찍은 결과물이 남지 않을뿐더러 제 머릿속에도 남기지 못했던 게 너무 아쉬웠어요. 요즘은 그런 일이 없어서 다행이에요.그리고 실험실을 진행하면서 참여자분들이 필름카메라를 한 번도 찍어보지 않아서 ‘잘 찍으셨을까?’라는 걱정이 되기도 했어요. 그래서 셔터 작동법, 손가락 위치 주의 등 기본적인 사용법과 일회용 필름카메라 처음 써 본 사람들의 실수를 미리 알려드렸어요. 지금까지는 다행히 원하는 대로 다 잘 나왔어요. Q.평범한 삶 속에서 ‘사진’이 주는 의미가 무엇일까요? 출처: 예술의 전당 홈페이지 A. 사진은 ‘찰나의 순간’을 담는 것 같아요. ‘찰나의 순간’은 제가 좋아하는 사진작가인 ‘앙리카르티에 브뢰송’이 한 말이에요. 찰나의 순간은 그때밖에 찍지 못해요. 누군가한테는 일반적인 순간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중요하고 특별한 찰나의 순간이잖아요. 그 순간을 찍을 수 있는게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동영상과 다른 점은 동영상은 움직이는데, 사진은 정적인 순간을 담잖아요. 그래서 한 번 밖에 없는, 누군가의 순간을 담는 것이 바로 사진이라고 생각해요. Q.결과물을 사진전이 아닌 엽서로 제작하시는 이유가 있나요?A. 사진전은 지인들만 오는 경향이 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엽서를 통해 불특정 다수에게도 의정부의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요. 아직 어디에 배치해야 할지는 모르겠지만 더 많은 사람들이 의정부의 다양한 모습을 봤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A.저도 예전에는 어딜 가던 다른 지역을 다녔어요. 그런데 코로나 이후에 동네를 돌아다니면서 이전까지 알지 못했던 숨은 맛집을 알게 되었어요. 그렇게 발굴하는 재미가 쏠쏠하더라고요. 코로나가 나쁘지만 그건 감사한 느낌이었어요(하하). 의정부에서 계속 살았기 때문에 ‘집이 있는 곳’ 정도로만 의정부를 생각했는데 이전까지 보지 못했던 것을 볼 수 있어 흥미로웠던 것 같아요.한번 가까운 주변을 유심히 살펴보면 재밌는 것이 정말 많아요. 제가 그랬어요. 재밌는 걸 찾다가 주변을 둘러보게 되었고, 지금도 열심히 찾아나가는 중이에요. 당장 집 옆 골목길을 가도 못 보던 게 보일거에요. 그러니 멀리 닿아있는 시선을 내 주변으로 옮겨서 곳곳에 돌아다녀보길 추천해드려요. 10월 29일 의정부 호원동 일대를 필름카메라로 사진을 찍고, 지난 모임 촬영 사진을 보며 각자 찍은 사진에 대해 설명하고 감상을 나눴습니다. 한 참여자분께서는 의정부의 역사가 담긴 사진들을 찍어오셨습니다. 의정부의 역사가 있는 시장, 의정부에 처음 생긴 쇼핑몰, 의정부 최초의 서점 등 의정부의 역사가 담긴 발자취를 따라가보았고, 의정부 이전의 모습들을 회상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 다른 참여자분은 ‘오랜만에 산책하며 사진을 찍으니 사색하며 힐링도 되고, 운동도 된다.’며 ‘동네를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다보면 시간이 정말 빨리 간다.’며 감탄하였습니다. 이에 실험지기 안지현님은 ‘나만의 시각이 아닌 여러 사람의 시각으로 다양하게 바라보니 정말 재밌다.’며 사진 감상시간을 마무리하였습니다. 의정부 시민이 아닌 저는, 사진을 보고 이야기를 듣는 모든 곳이 생소했습니다. 제가 아는 의정부는 의정부역, 의정부 시내, 주로 큰 건물이 있는 곳 위주였는데 의정부에 이토록 숨은 명소가 많다니 놀라울 따름이었습니다. 사람마다 각기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듯이 사람이 담아내는 순간도 각기 다른 매력이 있었고, 그 순간을 시각화해서 나타내는 것이 ‘사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일상의 한 순간순간이 다시는 오지 않을 그 순간이라면, 당장 내 주변부터 돌아보는 것은 어떨까요? 셔터를 누르면 되돌릴 수 없는 필름카메라와 함께,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그 순간을 담아보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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