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에게 자연이 선사하는 행복을 전해요

자녀에게 자연이 선사하는 행복을 전해요 큰 사람이 되고자 까치발 서지 않았지키 큰 나무숲을 걷다 보니 내 키가 커졌지-박노해, <시> 중에서 숲은 사람과 경쟁하지 않는다. 오로지 생명이라는 공통분모를 가지고 지금 여기 살아있음에 집중하게 한다. 서로를 배척하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며 가진 것을 아낌없이 나누는 숲, 숲을 닮아간다는 것은 큰 사람이 되어간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러한 숲에 삶의 지혜를 배우고자 가족들을 숲에 초대한 이가 있다. 바로 ‘숲을 읽어주는 아빠’를 기획한 송은영 실험지기다. 지난 10월 20일 의정부 청사초롱 숲 놀이터에서는 25명의 유아와 부모가 한데 모여 백만원실험실 '숲을 읽어주는 아빠'를 진행하였다. 전날 내린 비에 쌀쌀할 법도 한데 엄마, 아빠의 손을 잡은 아이들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밤사이에 내려앉은 단풍에서 가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고 풀과 나무가 자유롭게 뒤엉킨 공간 사이로 새들이 날아다니며 아름다운 소리를 낸다. 그렇게 그들은 숲에 초대되었다.숲이 주는 평안함이 좋아 숲과 함께 지내려고 유아숲지도사로 활동하고 있다는 송은영 실험지기는 “아이들이 자연 체험하며 아빠와의 따뜻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숲을 읽어주는 아빠’를 기획했다"면서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마음껏 뛰어노는 경험을 하는 것이야말로 건강한 성장을 위한 지혜로운 길"이라며 실험의 취지를 설명했다.아빠가 자녀에게 숲과 더불어 사는 방법을 전해주는 '숲을 읽어주는 아빠'의 송은영 실험지기를 만나보았다. ‘숲을 읽어주는 아빠’ 실험에 관해 설명해 주세요.낙엽이 다양한 계절이라 나뭇잎을 주제로 무당거미 관찰하기, 나뭇잎 액자 만들기, 열매 가족 얼굴 꾸미기 등 세 가지의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지금 거미 산란기 때라 거미 배가 통통하거든요. 주변에서 자주 볼 수 있는 무당거미를 관찰하고, 만져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대부분 무서워하는 아이들도 많았어요. 그때 아빠가 나서서 거미를 만져보며 시범을 보였어요. 그러면 쭈뼛거리던 아이도 거미에게 다가와 손가락을 대보기도 해요. 또 엄마 옷에 거미를 얹어 놓으면 엄마가 무서워하지 않는 모습을 본 아이들이 점점 거미에게 다가오기도 하지요. 부모가 자녀에게 숲과 친해질 수 있도록 안내해주고 자연을 함께 누리고 즐기는 게 이 프로그램의 핵심이에요. 이 밖에도 거미 실젖에서 거미줄 빼보는 것도 관찰하고, 무당거미의 생태와 한살이에 관한 이야기도 듣고, 침엽수 열매를 이용해 무당거미를 만들어 보기도 했어요.나뭇잎 액자 만들기는 나뭇잎으로 자기 얼굴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나뭇잎으로 자기 얼굴을 만들어 보며 나뭇잎이 왜 낙엽이 되는지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어요. 아이들이 열매로 자기 얼굴 꾸밀 때, 자연의 소리에 집중하게 돼요. 바람 소리, 새소리, 나뭇잎 서로 부딪치는 소리, 물 흐르는 소리, 그리고 부모님의 목소리, 그렇게 자연과 어우러지고 그 속에서 평화로움을 찾아가는 아이들의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 그러한 소리를 음악 삼아 부모와 아이가 손을 맞잡고 춤도 췄어요. 열매로 가족 얼굴 만들기는 요즘 자주 볼 수 있는 붉은 열매들이 많은데, 찰흙을 나무에 붙여 얼굴 판을 만든 후 붉은 열매로 눈 코 입을 만들어 보는 거예요. 수염이 많은 아빠 얼굴은 나뭇가지를 많이 꽂아 표현해보고, 붉은 입술을 가진 엄마의 입술은 새빨간 열매로 표현했어요. 가족이 서로를 그려보며 그 속에서 사랑과 관심을 전하는 거지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아이들은 자연을 생생하게 어루만지고 탐색하며 오감을 발달시킬 수 있어요. ‘아빠’에 초점을 맞추신 이유는 무엇인가요?평소 아이들과 시간을 자주 갖지 못하는 아빠들이 아이들과 다채로운 프로그램에 같이 참여하면서 서로에 대해 더 잘 알아가고 친밀해지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으면 했어요. ‘읽어주는’의 의미는 무엇인가요?숲에서 터득한 아빠의 어릴 적 경험을 자녀에게 알려주고 소통하며 함께 즐긴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거미는 아이들에게 친근하기 어려운 주제인데 아빠가 나와 먼저 시범을 보이고 아이에게 보여주면, 아이들은 ‘숲에서는 아빠도 이렇게 놀 수 있구나’ 하고 깨닫게 되지요. 아빠가 배우는 걸 보면서 아이도 배우고, 그렇게 아빠가 아이에게 숲과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놀이로 알려주는 것을 ‘읽어준다’라고 표현했어요. 숲과 가까이해야 하는 이유가 있나요?어린 자녀들이 성장하며 경쟁에 치이고 있어요. 어른들도 내일에 대한 불안감에 걱정과 고민을 달고 살지요. 나무가 천둥 벼락을 맞아 갈라져도 그 나무는 끝까지 살아남아요. 생명이 있는 것의 최고의 영광은 돈과 명예가 아니라 ‘살아있는 것’ 그 자체지요. 가끔이라도 숲에서 자연을 보면서 배우다 보면 경쟁에서 벗어나 살아있다는 본질적인 안정감을 느끼게 되고 경쟁보다는 함께 어우러져 살아가는게 정말 행복한 거구나 하고 시각을 바꾸게 되는 것 같아요. 앞으로 더 고도화된 경쟁사회가 될 텐데, 이러한 것을 자녀에게 전해주고 싶지 않을까요? 의정부 시민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나무는 아무 생각을 안 하는 것 같다고 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그런데 나무는 새가 내 열매를 얼마나 먹고, 내가 꽃을 얼마나 피워야 하는지 또 사람들이 날 어떻게 할지 모르니깐 대비해서 밑 나뭇가지를 준비해야겠다, 그래서 사람이 나를 꺾어버릴 땐 밑에 가지로 내가 살아남아야지 하고 준비하고 있어요. 자연에는 이렇게 오랜 세월 쌓아온 지혜가 있어요. 이러한 자연의 섭리를 내 몸에 익혀서 내 삶도 자연의 삶처럼 닮아가는 삶이길 바라요. 아이들이 자연에서 마음껏 활동하며 신체적 만족감과 정서적 기쁨, 성취감을 느끼게 하여 행복한 사회 구성원으로 성장하도록 조금이나마 힘을 보태고 싶다는 송은영 실험지기. 인간과 자연이 연결되어 있음을 일깨우고 이를 통해 생명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하는 송은영 실험지기의 모습은 다가오는 겨울이 아닌 새싹이 가득 핀 봄의 숲을 우리의 가슴에 한껏 품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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