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동네 구석구석 알아가는 재미'의 따뜻한 사진과 사람들. 지난 11월 16일 목요일, 의정부 영상미디어 센터에서 백만원실험실 '우리동네 구석구석 알아가는 재미'의 사진전이 개최되었다. 비가 오는 날씨에도 입구에서부터 사진전 준비로 분주한 실험지기와 실험참여자들 그리고 오가며 구경하는 사람들을 볼 수 있었다. 멋진 사진들을 구경하며 실험지기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한경희 : 안녕하세요. '우리동네 구석구석 알아가는 재미'의 실험을 진행하고 있는 한경희에요. 의정부 영상미디어센터에서 5년간 스마트폰 사진 촬영과 포토샵 보정 및 제작을 강의했고 이때 수업을 들은 분들과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Q : '우리 동네 구석구석 알아가는 재미'는 어떤 실험인가요? 실험소개 부탁드립니다.한경희 : 우리가 살고 있는 동네의 숨어있는 아름다운 장소를 찾아 사진을 찍어 전시하는 실험입니다. 실험에 참여하신 분 중 많게는 여기서 태어나신 분, 적게는 의정부에 들어온 지 2~3년밖에 안 되신 분들이 있어요. 그런데 의정부에서 태어나고 자랐어도 우리 동네를 잘 모르시고 사는 것 같아요. 그래서 카메라를 들고 우리 동네를 한번 찍어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보통 사진을 찍기 시작하면 내 주변만 찍어요. 가는 길만 가고 다니는 데만 다니는데, 카메라를 들고 우리가 모르는 길도 한번 가보자. 라는 마음에서 시작해 노강서원, 효자역 근처 꽃밭, 시장 등 다양한 곳들을 다니며 촬영하고 전시를 위한 액자도 제작했습니다. Q : 실험참여자분들의 사진이 정말 멋집니다. 이러한 멋진 사진들이 그저 남아있지 않고 전시되어 더욱 좋은 것 같은데요. 전시는 어떻게 기획하게 되셨나요?한경희 : 그동안 사진만 촬영했는데 이 사진들을 한번 작품으로 만들어 보자, 우리 작품을 모아놓으면 너무 근사할 것 같다. 라는 얘기가 나왔어요. 실험참여자분들은 2~3년 동안 저한테 수업받으셨던 분들이시고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는 취미가 있어요. 그런데 그동안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카톡으로 공유만 했지. 전시회는 한 번도 안 해 봤어요. 그래서 서로 의견을 나누다가 올해 100만원 실험실에 참가해 전시를 진행해 보자는 얘기가 나왔고 이렇게 액자를 만들어 작품을 전시할 수 있게 되었어요. 1인당 2점 정도 전시해서 지금 34점의 작품이 있어요. 오늘 액자를 받아서 지금 전시회 준비 중인데 굉장히 보람찹니다. Q : 직접 찍으신 사진이라 더욱 기대되는 전시입니다. 사진에 담긴 숨어있는 아름다운 장소는 어떻게 찾으셨나요?한경희 : 우선, 우리 주변을 먼저 둘러봤어요. 평소에 보지 않았던 주변을 찍어보니 의외의 예쁜 풍경을 볼 수 있었어요. 그다음에는 평소에 자주 가지 않거나 가더라도 스쳐 지나가는 곳들로 가봤어요. 의정부의 상징인 제일시장과 의정부역, 아름다운 문화유적지인 노강서원 그리고 올해 새로 생긴 효자역 근처 해바라기 꽃밭도 다녀왔어요. 그 꽃밭은 참여자분들이 두세 번씩 다녀오셨어요. 꽃이 좋아 나가기도 했고 전체가 다 같이 갔을 때는 꽃이 졌을 때인데도 의미를 담아 즐겁게 멋진 사진들을 촬영했어요. Q : 기억에 남는 아름다운 장소와 일화에 대해 궁금합니다.한경희 : 의정부 제일시장을 촬영하러 간 날이었어요. 활기찬 시장을 담고 싶어서 갔는데 시장분들이 안 좋아하실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어 양해를 구하면서 조심히 촬영했어요. 이때 재미있는 사진들이 많이 나왔어요. 요새 방앗간이 많지 않아 쉽게 볼 수 없는데 시장에서는 볼 수 있었어요. 그래서 방앗간에서 고추를 말리고 가루로 만드는 장면, 시장에서 국수를 비비는 장면 등 재미있게 다양한 풍경을 촬영했어요. 그래서 의정부시장은 다른 주제를 잡아서 또 한 번 촬영하고 싶은 장소예요. Q : 실험을 진행하며 특히 인상 깊었던 점이 있을까요?한경희 : 실험하며 함께 모이는 구심점이 만들어진 것 같아요. 그리고 액자에 자기 작품을 크게 넣어 전시할 기회가 없었는데 이번 실험으로 액자에 전시해 보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모였던 점이 인상 깊어요. Q : 실험을 진행하신 소감에 대해 궁금합니다. 한경희 : 실험을 진행하면서 든든했어요. 액자 제작에 큰돈이 들어가는 건 아니더라도 개인이 부담하기엔 조금 부담이 될 수 있어요. 제가 작가로 그동안 거래하던 업체에 취지를 설명해 드리고 제작했는데 좋은 가격에 높은 퀄리티로 제작되어 다들 놀라고 좋아하였어요. 사실 이분들은 의정부 영상미디어센터에서 2~3년간 교육을 받아왔고 여기가 모교 같은 곳이에요. 일주일에 한 번씩 미디어 영상 커뮤니티 센터가 있는 대학 안으로 공부하러 들어왔는데 올해 말, 여기가 없어진대요. 그래서 이분들은 지금 타격이 커요. 모교가 없어지는 기분이라고, 앞으로 우리 만나기 어려운 거 아니냐 그러셨어요. 그래서 이제 한 달에 한 번씩은 여행을 가며 모이기로 했습니다. Q : 다음에 다른 활동을 진행하신다면, 어떤 활동을 하고 싶으신가요?한경희 : 사진을 계속하게 될 것 같아요. 이제 교육 장소였던 영상미디어 센터가 없으니 한 달에 한 번씩 모여서 출사를 나가자는 얘기가 나왔어요. 의정부만 찍지 말고 전국에 멋진 장소들로 여행을 다니면서요. 이분들 대부분은 은퇴하신 분들이에요. 요즘엔 은퇴한 60대 70대 80대 할아버지까지도 지적 청년이잖아요. 그분들이 활동하신 평생의 문화에 대해 우리는 지식도 얻고 공유하며 배우는 것들도 많아요. 은퇴하시고 같이 사진을 찍으며 삶을 즐겁게 누리시는 것 같아 가르키는 선생으로서 저는 너무 보람 느껴요. 너무 좋아요. 이번 활동으로 좋은 취미가 생겼고 요새는 스마트폰으로 찍어도 멋진 사진이 나오니까, 사진으로 세상을 담다 보면 세상이 멋지고 다르게 보인다고 그러더라고요. 전에는 그냥 무심코 지나가던 길이었는데 이제는 구름도 보이고 꽃도 보이고 심지어는 바닥에 물이 고여서 여기 안에 보이는 모습을 찍은 사진도 있어요. 이렇게 다양한 것들에 시선을 두며 세상을 아름답게 보는 눈이 생긴 것 같다고 얘기하세요. 저는 이분들 이렇게 즐겁게 활동하시니까 고마워요. 전시회를 준비 중이던 실험지기와 인터뷰를 마치고 나니 이 멋진 사진들을 찍은 실험참여자분들에 대해 궁금했다. 사진을 찍으며 무엇을 느꼈고 어떤 변화가 있었을까 궁금증을 품으며 인터뷰를 진행했다. Q : 사진을 찍고 직접 전시까지의 실험을 진행하며 느낀 소감에 대해 궁금합니다.김옥경 : 처음에는 사진이라고 그러면 그냥 찍는 것이 사진인 줄 알았는데 이제는 제법 작가의 티가 나도록 배웠습니다. 사실은 제가 청수맘이라는 유튜브를 하고 있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습니다. 제 나이가 70인데 정말 잘 배웠다고 느꼈습니다. 아쉬운 것은 영상 미디어 센터가 없어져 이제 어디 가서 배울까, 그런데 한경희 선생님이 여러 곳 다니시면서 강의하시니까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배워야겠습니다. 그리고 너무 감사합니다. Q : 촬영하신 사진들과 무언가 새롭게 배우는 모습이 너무 멋지십니다. 사진을 찍으시면서 재미있던 일화나 기억에 남는 일들이 있을까요?김옥경 : 우리가 사진을 찍을 때는 그냥 제각도에서 사진을 찍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그날 비가 와서 날씨가 흐리고 길바닥에 웅덩이가 있으면 보통 사람들이 이런 날씨에 어떻게 사진을 찍냐고 합니다. 그런데 의외로 그게 아니더라고요. 웅덩이가 있으면 웅덩이에 비치는 우리들의 얼굴을 찍을 수 있고 또 여럿이 같이 찍으니까 그 시간이 너무 행복했습니다. 우리동네 구석구석 알아가는 재미의 사진전은 실험참여자인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의 따뜻한 시선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전문가 못지않은 사진과 일상 속 쉽게 지나칠 수 있는 아름다운 풍경과 소소한 것들을 담은 사진, 그리고 웃으며 즐겁게 전시회를 준비하는 모습에서 사진에 대한 진심이 느껴졌다. 비록 영상미디어 센터가 없어져 활동에 어려움이 생겼지만, 은퇴하신 어르신들에게 새로운 활력소가 되었던 사진찍기와 어르신들의 시선에서 담은 아름답고 따뜻한 사진 전시가 지속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