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2. 해님편, 달님편 홍보물] 2023년 11월 5일, 백만원실험실 「둥근 평화의 춤, 써클댄스」가 진행되는 산야 요가를 방문했다. 낮 시간 야외에서 진행했던 1회차 ‘해님 편’과 달리, 이번 2회차 ‘달님 편’은 저녁 무렵 실내에서 열렸다. [3, 4. 산야요가 사진] 전통 요가원에 다녀본 경험이 있다면, 요가원에 들어설 때 자연스럽게 기대하게 되는 것이 있다. 은은한 조명, 따뜻하고 촉촉한 공기와 거기에 섞인 아로마 오일 향기가 주는 아늑함. 이번 실험실이 진행된 산야 요가 또한 그러했다. 공간이 주는 비언어적인 환대에 사로잡혀, ‘써클댄스’가 과연 무엇일지에 대한 호기심이 한층 깊어졌다. 어쩌면 요가처럼, 자신의 호흡에 집중하는 시간이 될 것 같다는 기대와 함께. 실험 시작 시각이 되자 따끈한 바닥에 참여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았다. 추아영 실험지기는 자신을 ‘산들’로 소개하며 실험을 이끌었다. 실험은 참여자의 자기소개, 써클댄스에 대한 설명, 그리고 춤과 소감을 나누는 시간으로 구성되었다. [5. 써클댄스] 이름에서 곧바로 알 수 있듯이, 써클댄스는 원형(Circle)으로 모여서 추는(Dance) 공동체 춤이다. 한 걸음씩 걸음을 옮기거나, 부드럽게 몸을 좌우로 흔드는 단순한 형태로 구성되어 있어, 나이, 성별, 언어의 장벽을 넘어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다. 반복되는 동작에 몸을 실어 움직이다 보면 어느샌가 몸을 잊고 마음에 집중하게 된다. 자신의 깊은 내면을 마주 보는 외로운 일을 누군가와 손을 맞잡고 함께 한다는 것, 그것이 써클댄스의 특별한 매력이다. [6. 써클댄스 소개] 실험지기는 유럽의 생태 공동체 및 영성 공동체(떼제, 핀드홀, 지베린덴, 타메라 등)를 방문했던 이야기로 참여자의 귀를 사로잡았다. 정신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기는 특유의 문화 때문에, 써클댄스는 여전히 책이나 인터넷 대신 사람이 사람에게 전수하는 방식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를 경험하기 위해 수많은 마을 공동체를 몸소 여행한 그의 모습에서, 영성, 공동체, 평화, 선하게 순환하는 세상을 향한 깊은 열정과 갈증을 동시에 느낄 수 있었다.언젠가 ‘함께 원 그릴 날’을 그리며 방에서 혼자 춤추기도 했다는 실험지기. 낯선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어야 한다는, 어쩌면 조금은 어색할 수 있는 환경 속에서도 실험 참여자가 적극적으로 춤출 수 있었던 데에는 실험지기의 진솔함과 고운 마음새가 크게 작용하지 않았을까. [7. 센터피스/ 8,9. 춤추는 모습] 써클댄스에 대한 소개를 마친 후, 실험 참여자는 ‘센터 피스(Center Piece)’라고 불리는 장식물을 가운데 두고 원형으로 둘러섰다. 첫 번째 춤은 ‘One by one’이라는 노래에 맞춰 시작했다. 실험지기는 함께 노래할 수 있도록 직접 곡을 한국어로 번역했는데, 번역한 가사는 다음과 같다. “한 사람 한 사람 기억하러 모이네/ 우린 한마음으로 세상을 치유하네” 가사와 음률은 춤과 마찬가지로 간결했다. 실험 참여자는 금세 익숙해진 노래를 부르며, 앞으로 모여들거나 옆으로 걸음을 옮기면서 서서히 써클댄스의 매력에 젖어 들었다. [10. 춤 추는 모습] 실험 참여자를 모집하는 과정에서, 실험지기는 써클댄스를 이렇게 소개했다. “인류는 아주 오랜 옛날부터 함께 노래하고 춤을 추며 행복과 기쁨을 나누고, 갈등과 어려움을 겪을 때는 서로를 치유하고 화합해 왔습니다. (중략) 춤이 낯설고, 어렵게 느껴지거나 긴장되는 사람도 음악에 맞춰 동작을 반복하다 보면, 깊은 평화와 기쁨, 힘을 느끼게 됩니다.” 그가 이야기한 것처럼, 의정부에서 해남까지, 전국 각지에서 춤추기 위해 모여든 실험 참여자는 어느샌가 춤에 깊게 빠져들어, 저마다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듯한 모습이었다. [11. 후기 나눔] 이번 백만원실험실을 통해 새로운 춤을 알게 되었다. 써클댄스의 역사와 거기에 서린 의미, 그리고 가르침을 모조리 흡수하기엔 짧은 시간이었지만, 춤을 추는 동안 즐거웠다는 사실만은 분명히 기억하고 있다. 몹시 낯설었던 사람의 손끝에서 느껴지는 환대, 그리고 유연하게 움직이는 자신의 몸을 가만히 느껴보는 시간은 생각했던 것보다 큰 기쁨을 선사했다. 실험지기의 바람처럼 써클댄스가 지역 안에 자리 잡아, 더 많은 시민이 이 같은 즐거움을 느낄 수 있기를 희망한다. 나아가, 춤을 통해 의정부의 공동체성이 한층 더 단단하게 무르익을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