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분은 여행을 끝내고 떠나기 전 가는 장소가 있나요? 저는 마지막으로 로컬 굿즈를 파는 소품샵에 가요. 여행이 끝나고 나서도 그 지역을 오랫동안 기억하고 추억하고 싶기 때문이죠. 이처럼 로컬 굿즈는 그 지역을 대표하며, 나아가 누군가에게는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매개체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그렇다면 의정부를 대표하는 캐릭터와 굿즈는 무엇일까요? 의정부 시민이라면 의정부 대표 캐릭터로 중랑천의 마스코트인 의돌이, 의정부 예술의 전당인 마스코트 랑이를 떠올릴 것입니다. 그럼 의정부를 대표하는 굿즈는 무엇일까요? 쉽게 떠오르지 않는다면 이제부터 ‘콜렉티-부’의 로컬 굿즈를 떠올리면 되는데요, 아직 ‘콜렉티-부’라는 이름이 낯설다면 이들이 어떤 팀인지, 콜렉티부를 통해 어떤 로컬 굿즈를 만나볼 수 있는지 함께 알아볼까요? Q. 간단한 팀 소개 부탁드립니다. 콜렉티-부는 함께 일을 하는 형태를 의미하는 ‘Collective’와 의정부 ‘Bu’의 합성어로, 기획자+조향사+디자이너로 이루어진 프로젝트팀입니다. 콜렉티부는 문화도시 의정부의 지원을 받아 의정부 시민의 선택을 바탕으로 한 로컬 굿즈를 제작하고, 의정부를 향과 색으로 감각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들과 협업하며 확장하고 있어요.현재 콜렉티부는 전체적인 기획과 운영을 담당하는 티모, 의정부 청년몰에서 캘리럽 향기 공방을 운영하고 디퓨저의 조향을 맡은 갤럭시, 디자인을 포함한 브랜딩과 마그넷 디자인을 담당하는 스리가 함께하고 있어요. Q. '로컬 굿즈'를 문화도시 실험실 아이템으로 선정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횡단자 캠프, 기획학교 등 지역을 바라보는 방법을 배우고 경험하면서 서울, 제주, 인천 외에도 전국의 풍경을 모티브로 인스턴트필름 마그넷을 만드는 스리 작가님과 조향사 갤럭시, 그리고 제가 함께할 수 있는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싶었어요. “의정부를 대표하는 자원은 무엇일까요?”“색깔이나 향은 무엇일까요?”이렇게 아주 사적인 부분이 모이면 권역별로 재미있는 데이터가 모이고, 그것을 활용해 문화도시 안에서 작은 연결고리와 실험을 만들어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것이 로컬 작가 간의 연결이든, 문화도시 프로젝트 간의 연결이든, 시민과의 연결이든 말이죠. 그래서 지금 당장이라도 로컬 굿즈를 양산할 수 있는 역량이 있으면서 제가 일하고 있는 살판협동조합과 물리적인 거리가 30초 정도 거리에 있던 청년몰 친구들과 콜렉티부를 결성해 문화도시 실험실을 진행하고 있어요. Q. 콜렉티부 스톤 디퓨저의 향을 고른 기준이 있나요? 그리고 각 향의 매력을 소개해주세요. 콜렉티부 스톤 디퓨저의 향은 ‘시트러스 향’과 ‘우디 향’ 두 가지에요. 의정부시민을 대상으로 하는 설문을 통해 의정부시민이 선택한 상위 2개의 향을 기반으로 조향사님이 조향해주셨어요. 시트러스 향과 푸른 계열의 색상, 중랑천, 마스코트 의돌이로 구성된 ‘콜렉티부 스톤 시트러스’는 달달한 레몬사탕 같은 향이고요, 남녀노소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풍부한 과일향과 꽃향을 담았습니다.우디 향과 푸른 계열의 색상, 의정부 예술의 전당, 마스코트 랑이를 만날 수 있는 ‘콜렉티부 스톤 우디’는, 시원하면서도 오가닉을 잔뜩 담은 듯한 상쾌함이 담겨있어요. Q. 설문부터 제작 과정 전반의 이야기가 궁금해요. 설문은 N번차까지 만들어질 만큼 많은 수의 파일이 만들어졌어요. 경기도나 의정부시, 경기문화재단이나 통계청의 자료를 기반으로 취합하다 보니 선택지가 많아질 수밖에 없었던 것 같아요. 정말 작은 디테일까지도 신경 쓸 수 있도록 정성껏 도움을 주셨던 피드백 단의 덕분이기도 하죠. 설문을 만들면서 문항 별 선택되는 결과에 따라 만들어지는 굿즈는 전 아직 못 본 것 같아요. 팀원 전체가 경험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일을 해보는 거라 준비 과정에서 꽤 많은 공을 들였답니다. 설문이 배포된 이후로는 정말 놀라울 만큼 빠르게 진행되었어요. 굿즈를 포장할 패키지를 제작하고, 콜라보를 모집하고, 팀마다 홍보물을 만들어서 어떻게 굿즈를 얻을 수 있는지 알 수 있게끔 계속 인스타그램에 업로드 했었답니다. 촬영도 진행했어요. 저희가 만든 굿즈가 모두 나온 이후 이런저런 소품을 활용해 청년몰 내 스튜디오에서 셀프로 촬영하고 나니 이제야 끝이 보이는 듯했어요. 도움을 주셨던 여러 기관과 그룹에 저희가 만든 굿즈를 전달하고, 앞으로는 저희가 아닌 의정부시청, 문화도시지원센터, 81.54(팔십일점오사), 스무살이 협동조합, 책방 옥상에 앉아, 뉴닷 등을 통해 얻으실 수 있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카이브가 남았네요. 마음이 가벼우면서도 무엇인가를 정리한다는 것은 한편으로 이 방대한 자료를 어찌 정리해야 할지 망설여져 마음이 은근 무겁습니다. Q.정책페스타 기간에 콜렉티부 부스에서 '동네향기 만들기'라는 체험을 하는 것을 봤어요. 만약 체인지메이커님이 본인의 동네를 향기로 만든다면 어떤 향기로 만들고 싶나요? 그리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요? 저는 고산동에 살고 있어요. 고산동은 높은 건물 촌이라 삭막하게 보일 수도 있어요. 그런데 저희 집 앞뒤로 어린이집과 초등학교가 있어서인지 전 이곳을 활기찬 동네로 인식하고 있답니다. 그래서 고산동은 아이들이 좋아하는 솜사탕이 떠오르는, 달달한 시트러스 향이 잘 어울릴 것 같아요. Q. '콜렉티부 굿즈'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이 궁금해요. 콜렉티부 굿즈는 마그넷 2종과 디퓨저 2종으로 총 4종입니다. 타지역에서 굿즈를 얻기 위해 일부러 찾아오시는 분들도 계셨고, 해외에서도 구매할 수 있는지 문의하시기도 했다고 해요. 인스타그램 DM으로 구매 문의가 오는 것은 구매할 수 없는 물품이라고 안내를 드렸었는데, 시청이나 의정부 예술의전당에 전화하셨다고 하셔서 급하게 공지를 제작해 업로드하기도 했답니다. 저희 프로젝트 특성상 문화도시 내 다른 사업에서 활용될 수 있도록 콜라보의 형태로 확산하다보니 받으시는 분들의 직접적인 반응을 볼 수는 없었지만, 전달받으신 실험지기님이나 재단 관계자분께서 받으시는 분들이 너무 좋아해주실 것 같다며 말해주셔서 정말 다행이었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으신가요? 저희는 음악, 시각, 조향. 장르가 다 달라요. 하지만 작업 방식은 결국 같더라고요. 저는 화음을 쌓고, 레이어를, 향을. 결국 켜켜이 쌓아가는 사람이 모였다는 게 재미있어요. 저희는 포장재부터 작은 부자재 구성까지 셋의 피드백을 더해 프로젝트를 꾸렸어요. 결국 문화도시 실험실 안에서 우리만의 협업 룰과 가치관을 만들어가는 과정이 쌓여 지금의 콜렉티-부가 만들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작년 초만 해도 ‘의정부에 저런 분이 있구나.’만 알고 있었는데, 지금은 실험실을 통해 우리의 캐릭터를 만들고, 내년을 얘기하며 브랜딩을 한다는 것이 놀랍고 즐겁습니다. 저희의 레이어가 쌓인 굿즈가 의정부 시민분들에게 이곳을 다르게 감각할 수 있게 하면 좋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