협업레스토랑은 6월 30일, 셰프들 간의 애피타이저 시간 이후, 10월 14일까지 협업 모임을 통해 메인디쉬를 만드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10개의 협업레스토랑 중 #예술활동 #예술교육 #예술향유를 키워드로 끈끈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가고 있는 [박람-예] 레스토랑의 이순주 셰프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Q :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이순주 셰프 : 안녕하세요. 저는 의정부에서 활동하는 예술인단체 '헬로엠'과 시민협의체 '문화시민 네트워크'에서 활동 중인 예술가이자 시민 활동가 이순주입니다. Q : 진행하고 계신 협업레스토랑 소개 부탁드립니다.이순주 셰프 : 진행하고 있는 협업레스토랑의 이름은 [박람-예]입니다. 박람예는 예술가들, 예술을 향유하는 의정부에 계시는 분들 그리고 학원이나 문화예술교육사업 등을 통해 예술교육을 하는 분들을 만나면 어떤 얘기가 나올 수 있을지, 한자리에서 만나보자는 생각에서 시작된 협업이에요. 한 자리에서 만나는 것은 뭘까, 라고 생각했을 때 박람회 아니야? 라는 생각이 들어서 예술을 키워드로, 의정부 예술을 해보자는 의미를 담아 [박람-예]라는 협업레스토랑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Q : ‘좀 더 나은 소통 방법’에 대한 협업레스토랑을 열게 되신 계기가 있을까요?이순주 셰프 : 계기는 작년 '오손도손 공론장'인 것 같아요. 거기에서 예술 활동을 하는 다양한 분들을 만났고 그분들의 얘기를 들으며 하나하나 너무 소중한 얘기구나, 그런데 꿰어야 보배라고, 어떻게 꿸 수 있을까? 이 이야기를 다른 관점에서 들었을 때, 어떤 시너지를 내며 돌파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한쪽 얘기만 들으면 그 얘기는 옳지만, 반대쪽 얘기에서는 또 다른 관점이 있을 수 있잖아요. 그래서 그 대화들이 좀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가려면 다른 관점의 얘기들이 서로 소통되었을 때 가능하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다양한 관점으로 대화하면 좀 더 재미있지 않을까? 라는 상상에서 협업레스토랑을 하게 되었어요. Q : 예술을 키워드로 다양한 분과 다양한 관점에서 서로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한다는 점이 인상 깊습니다. 그리고 이 만남을 박람회로 나타내신 점도 재미있는데요, 꼭 박람회로 나타내신 이유가 있을까요?이순주 셰프 : 박람회 입장권을 끊고 참여하는 이유는 그 분야의 정보를 제삼자의 시각에서 한 번에 통괄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는 점, 그리고 이 모든 정보가 나와 있는 상태에서 내가 정보를 선택해서 받아들일 수 있다는 이점이 있어서예요. 그래서 예술 활동을 하는 분들뿐만 아니라 예술과 관련된 다른 분들도 예술과 관련해 나눌 대화에 대해 삼자의 입장이 되어 전체적인 눈을 갖는 계기가 되면 어떨까 싶었어요. 제목으로 [박람-예]를 선택했던 이유는 우리 의정부의 예술 생태계를 제삼자의 입장에서 객관인 눈으로 바라보자는 의미도 함축하고 있어요. Q : 예술 활동에 대한 대화를 소재로, 협력요리사 김현주 씨와 다른 협력요리사분들과 대화를 나누며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을까요?이순주 셰프 : 사실 김현주 선생님은 활동을 굉장히 오래 하신 분이고 오순도순 공론장뿐만 아니라 여기저기서 선생님의 말씀을 조금씩 듣고 그 이야기들의 어느 부분은 굉장히 공감하고 있었어요. (중략) 그래서 2회차에서 나눈 얘기 자체가 다 인상적이었는데 제일 인상 깊었던 것은, 선생님 이야기에서 무게감을 느꼈던 것이에요. 경험으로 인한 무게감, 본인이 다 겪으시고 거기에서 나온 피드백이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에서 굉장히 공감을 많이 했어요. 그런데 그날 저의 역할이 좀 아쉬웠어요. 개인적으로 김현주 선생님의 말씀을 듣고 계시던 다른 분들의 표정을 보고 싶었는데, 제가 대화에 심취해서 다른 분들의 표정을 놓쳐버린 게 아까워요. Q : ‘의정부 예술 생태계 조성을 위한 방안’에 대한 대화를 나눴다고 들었습니다. 셰프님이 생각하시는 의정부 예술 생태계와 그 조성을 위한 방안에 대해 궁금합니다.이순주 셰프 : 예술 생태계는 지원과 시스템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그것을 만들기 위해서는 사람과 흐름이 중요해요. 사람들의 욕망과 욕구가 어딘가로 흘러가고 그것이 연결되어야 생태계가 이루어지니까, 순환될 수 있는 관계를 맺어야 생태계가 돌아간다. 라고 표현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누구 하나 잘해야 하는 게 아니라 각자 계신 자리에서 그 일을 하는 분들이 원하시는 것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뒷받침할 수 있는 지원과 시스템이 결정적인 요인이라고 생각해요. 제일 중요한 것은 거기에 계시는 사람들의 욕구가 생기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다음 사람에서 다음 사람으로 연결되어졌을 때인거죠. Q : 예술 향유에 대한 대화를 소재로 협력요리사 박가빈 씨 그리고 다른 협력요리사분들과 나눴던 대화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을까요?이순주 셰프 : 박가빈 님의 이야기 중 가장 인상적인 키워드는 편견이었어요. 편견은 항상 벽을 만들고 그 벽은 넘어가지 못하는 허들이 된다고 생각해요. 전 예술가로서만 쭉 살았거든요. 그래서 예술을 안 하는데 예술을 찾는 사람은 무엇을 원해서 예술을 찾을까에 대해 잘 몰랐어요. 정확하게 무엇을 위해서 그림을 보고 왜 음악을 듣고 특히 제가 하는 무용은 왜 보는지, 제 삶에 그 부분이 없어서 그 이유를 정확히 몰랐어요. 그래서 저한테는 예술 활동을 하지 않은, 예술 향유자인 박가빈 님의 얘기가 너무 신선했어요. Q : 협력요리사 박가빈 씨의 이야기에서 공통된 편견이 있었나요?이순주 셰프 : 가령 예술을 이해하려면 예술에 대한 기술적인 부분이 어느 정도 뒷받침되든지 미학이나 철학에 대한 이해도가 선행되어야 한다. 저는 이런 점들은 더 깊이 있게 예술을 향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조건이지 예술을 향유하기 위한 필수조건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그런데 박가빈 님의 이야기를 듣고 이 허들이 마찬가지로 예술 향유자에게도 느껴지는 벽이었구나, 같은 벽을 서로 다른 관점에서 해석하고 있었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Q : 예술을 향유하는데 예술에 대한 사전 지식이나 능력이 있어야 한다는, 예술 향유에 대한 예술가와 예술향유자의 관점에서 바라본 편견은 저에게도 많은 생각을 갖게 하네요. 그러면 셰프님이 생각하시는 예술 향유의 모습과 그 방향성은 무엇인가요?이순주 셰프 : 제가 생각하는 예술 향유의 모습은 법칙이 없이 자신에게 끌리는 대로 예술을 향유하는 것이라 생각해요. 어떤 작품에 대해 좋은지 싫은지를 먼저 감각하고 그 뒤에 왜 나는 이런 작품과 스타일이 좋은지에 대해 지속적해서 찾아가는 향유를 하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래서인지 이번 협업 레스토랑의 모임 이후에도 예술을 향유하는 분의 생각을 정말 직접적으로 듣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어요. 만약 다음의 제게 어떤 기회가 생긴다면, 예술 향유에 관한 어떤 활동을 해보고 싶어요. 정말 예술을 향유하는 분이 무엇을 원하는지, 하나하나 알아보고 순수 향유자의 시선과 관심사에 대해 좀 더 듣고 싶어요. Q : 예술교육은 예술과 다른 영역으로 생각할 수 있는데요, 예술교육도 예술 영역으로 보신 이유가 있을까요?이순주 셰프 : 예술교육의 활동은 민간의 영역에서 매개자의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어요. 다양한 문화예술 체험 및 교육 사업은 문화예술 향유에 대한 거리감을 없애고, 학원 등의 지속적인 예술교육을 통해 향유자에서 예술가로의, 층위를 폭넓게 유지할 수 있어요. 예술 교육은 다양한 방법으로 향유자들과 소통하고 미래의 꿈나무들을 키우며 수익을 만들어 가는 활동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술교육의 부분은 그냥 ‘교육’이라는 다른 분류로 나누기보다는 예술이라는 생태계 안에 넣어야 유기적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해요. Q : 예술 생태계 안 예술교육은 어떤 역할을 하는지, 협력요리사 김보영 씨, 협력요리사 조은지 씨 그리고 다른 협력요리사분들과 나눴던 대화 중 인상 깊었던 부분이 있을까요?이순주 셰프 : 예술 생태계를 좀 더 확장해서, 특히 예술교육 같은 부분은 활동가로의 사람을 지원할 수 있고 교육을 통해 그분들을 키워낼 수도 있어요. 이렇게 예술교육은 예술을 향유하는 문화를 만드는 데 일조한다고 생각해요. 마치 이런 예술교육을 하는 초등학교에 들어간 아이들은 커서 예술이 몸에 붙어 있는, 일상생활의 첫째 단계가 예술이 될 수 있거든요. 그래서 이 예술교육은 정말 예술 생태계에서 중요한 매개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고 그날 그 얘기들이 굉장히 많이 나왔었어요. 그래서 인상적인 것들이 정말 많았는데 그중 고민하는 부분이나 생각하는 것들이 조금씩 달라도 넓은 영역에서 결국 같은 얘기를 한다는 점이 인상적이었어요. Q : 5번의 활동들을 통해 찾은 ‘좀 더 나은 소통의 방법’은 무엇인가요?이순주 셰프 : 좀 더 나은 소통의 방법은 연결점을 찾는 거예요. 우선, 서로의 말을 믿고 신뢰하는 공감대가 형성된 분위기에서 이야기하면, 발언하는 분의 말에 조금 더 긍정적인 단어가 쓰이는 것 같아요. 그러니까 100% 부정적인 단어 보다 그 문맥상에서 80% 부정적인 단어가 나와요. 이렇게 단어의 긍정적인 부분은 더 나아가, 우리가 대화하는 데 이미지가 되고 그 대화가 끝나고 돌아가는 길에 가능성으로 보이는 것 같아요. 이거 가능하겠는데 내지는 할 수 있겠는데, 라는 생각이 들고 연결점이 되는 협업은 거기서부터 나온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좀 더 나은 소통 방법으로 어떤 프로세스가 딱 정해진 건 아니지만, 초창기에 서로의 말을 들을 수 있게 아이스브레이킹을 굉장히 오랜 시간 하는 것이 중요해요. (중략) 그렇게 예술가와 향유자의 니즈를 직접 듣고 거기서 연결하고 있는 활동들을 적어 보니, 연결점들이 나왔고 그때 저는 좀 더 나은 소통이 가시적으로 인지됐어요 Q : 협업레스토랑을 진행하며 느낀 소감에 대해 궁금합니다.이순주 셰프 : 세 가지 감정이 들었어요. 개운하다, 아쉽다. 그리고 이제 시작이구나. ‘개운하다’는 것은 처음에 상상했던, 이렇게 5회 차까지 가서 작은 모델을 완성한 느낌이에요. ‘아쉬운’ 것은 정말로 협력요리사 8명의 시간이 너무 안 맞았던 거예요. 그 특히 뒤로 갈수록 일이 많아지면서 체력도 떨어지고 좀 안타까웠는데 오히려 시간이 너무 없는 와중에 시간을 내서 만났기에 얘기가 더 소중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이제 시작’이라는 것은 이제 마무리가 지어졌기 때문에 다음번 기획이 나올 수 있지 않을지, 다음을 상상하고 기대 있어요. Q : 5번의 만남을 가지며 예술영역의 다양한 사람들 간 넓고 끈끈한 네트워크가 형성된 것 같습니다. 이후 지속적인 모임이나 활동 계획이 있나요?이순주 셰프 : 당연히 있죠. 그게 협업레스토랑을 신청한 이유니까요. 이 모임은 일단 카톡방을 없애지 않고 계속 서로의 근황을 알리고 본인의 활동을 소개해 줄 수 있는 방이 되자고 얘기 나누고 있어요. 그리고 특히 박가빈 님이 의정부에서 예술을 향유하고 싶을 때 이 방을 찾기로 했어요. 마지막 5차시 이후 하고 싶은 일들이 참 많아졌어요. 활동해야죠(웃음) Q : 협업레스토랑 이후, 진행하실 다른 활동이 있을까요?이순주 셰프 : 협업 모임에서 나온 중요한 키워드로 질문을 만들어, 설문지를 통해 예술 영역에 계시는 분들뿐만 아니라 많은 분께 그 답변을 받아보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어요. 저희 아직 협업 레스토랑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그전에 가능하면 설문지를 만들어서 공유해 보고 싶어요. 그래서 그 설문지의 답변을 바탕으로 더 많은 키워드를 찾아보면 연결하는 길이 많이 열릴 것 같아요. 의정부 예술 생태계에 새로운 씨앗을 심은 이순주 셰프와의 인터뷰는 의정부 예술가, 예술향유자, 예술교육자의 욕구와 한계를 한자리에서 들을 수 있었던, 의정부 예술활동가들의 대화 박람회를 본 듯한 시간이었다. 만남 초반, 아이스브레이킹을 통해 서로의 대화에 공감하고 경청하는 분위기는 좋은 소통을 이끌어낸다. 서로에 대한 마음이 열린 상태에서 대화는 긍정적인 단어들로 이루어지고 이는 곧 서로를 연결하는 가능성으로, 협업의 씨앗이 되기 때문이다. [박람-예]에 심어진 씨앗은 예술활동가들의 삶을 풍부하게 만들고 나아가 의정부 예술생태계에 활력을 꽃피울 것이다. 순수하고 진정성이 느껴졌던 [박람-예]의 협업이 확장되고 지속되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