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토불이] 윤병은 협업셰프 인터뷰

의정부역 지하도상가와 연결된 ‘살판마을극장’. 그곳에서 협업레스토랑 「신토불이」의 윤병은 협업셰프를 만나보았다. 「신토불이」는 마을교육공동체와 지역의 예술 콘텐츠를 연결하여, 지역과 지역 예술인이 건강하게 상생할 방법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되었다.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살판”과 깊은 인연을 맺고 있는 윤병은이라고 합니다. 살판은 여러 성격을 띠고 있는 단체에요. 협동조합이면서 문화예술 사회적 기업이고, 살판마을극장을 운영하는 전문예술단체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살판에서 2017년부터 대표직을 맡아 일하고 있습니다. 지역에서 활동하며 지역과 예술인에 대해 고민이 많았는데, 이번 협업레스토랑을 통해 지역 예술인이 어떻게 지역 예술 활동에 기여하고, 지역과 상생할 수 있을지 탐구하는 의미 있는 활동을 할 수 있었습니다. 「신토불이」에 대해 소개해 주세요. 어떤 활동을 하셨나요?‘신토불이’라는 말은 “우리 땅에서 나고 자라는 걸 우리가 먹어야 한다”는 의미죠. 지금 같은 글로벌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말이라고 느끼시는 분도 계실 것 같아요. 하지만 지역 문화예술 영역에서는 좀 다를 거로 생각했어요. 지역의 예술을 지역에서 소비하는 순환이 일어난다면, 지역과 예술인이 상생할 수 있을 거라고요. 협업레스토랑 「신토불이」는 지역 청소년을 위해 지역 예술인이 콘텐츠를 제공하며, 지역 안에서 순환하는 문화예술 생태계를 구성해 보자는 뜻에서 시작됐어요. 청소년을 위한 콘텐츠를 구상하신 까닭이 있으신가요?청소년이 속한 초·중·고등학교라는 게 지역 안에서 굉장히 안정적으로 순환하는 생태계잖아요. 요즘 입학생이 점점 줄고 있다고는 해도, 학교는 사회가 존재하는 한 가장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시스템이죠. 만약 의정부의 학교에 의정부 예술인이 콘텐츠 기획안을 꾸준히 제공할 수 있다면, 그리고 청소년이 예술 콘텐츠를 향유하는 지역 시민으로 성장한다면 지역 예술 생태계 또한 안정적으로 순환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지역’이라는 화두가 자주 등장합니다. 이런 주제를 선정하신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가요?매운맛과 순한 맛 설명이 있어요.(웃음) 매운맛은 이거에요. 코로나 팬데믹으로 큰 어려움이 닥쳤을 때, 예술 생태계를 돌보는 주체가 없더라고요. 독자 생존을 해야 하는구나, 예술인끼리 뭉쳐서 살아남아야겠다, 싶었죠. 행정구역으로 나누면 명료하니까, 의정부 안에서 뭉쳐보자는 맥락에서 지역이라는 화두가 떠올랐던 거죠. 우리 생태계를 지키기 위해서, 지역 안에서 뭉쳐야겠다 싶었죠. 당시의 어려움이 고스란히 느껴지네요. 순한 맛 설명은 어떤 건가요?‘지역’이라는 말이 내포하는 의미에 대한 고민이 많아서, 그게 협업레스토랑에 반영되었을 거라는 거요.(웃음) 줄곧 “지역 예술인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이해하고 싶었거든요. “타지역에 거주하지만, 의정부에서 활동하는 예술가”와 “의정부에 살지만, 다른 도시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를 모두 의정부의 지역 예술인이라고 볼 수 있을지, ‘지역 예술인’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고민했던 거죠. 이번 협업레스토랑에서 “지역 예술인이 지역 안에서 어떤 이점을 누릴 수 있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도 있어요. 지역 예술인이 누리는 특별한 이점은 없는 것 같다는 의견이 있었는데, 고민을 거듭하다보니 생각의 방향이 바뀌어 가더라고요. “지역성이라는 이점은 지역 예술을 향유하는 사람이 가져야 한다”는 쪽으로요. 내용 가운데 ‘메뉴판’에 대한 내용이 있습니다. 메뉴판이 무엇인가요?의정부에 지역 예술에 대한 데이터베이스가 없더라고요. 예술인과 협업하고 싶다고 했을 때, 예술인이나 활동 장르에 대해 정리된 자료가 없는 거예요. 축적된 자료가 있다면 지역 예술이 더욱 효율적으로 순환할 수 있을 텐데, 그 과정을 밟지 못한 채 머물러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역 예술가와 기획에 대한 큐레이션이 필요하다고 느꼈고, 이번 협업레스토랑에서는 협력요리사들과 함께 “의정부 청소년을 위한 공연콘텐츠 제안”이라는 이름으로 9개 기획서를 묶어 큐레이션 메뉴판을 만들었어요. 콘텐츠 기획안을 묶은 자료집을 만든 거죠. 구성하실 때 특별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다면?메뉴판을 엮을 때,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획안을 공유해 준 협력요리사가 계셨어요. “새로운 기획을 짜는 게 부담스러우시다면, 편집해서 묶을 테니 지원사업 때 작성하셨던 기획서를 보내주셔라”하고 말씀드렸던 적이 있거든요. 다시 생각해 보니 부담될 수 있겠다 싶던 차였는데, 그새 기획서를 보내주셨더라고요. 노하우가 집약된 기획서를요. 쉽지 않은 일인데, 선뜻 내어주신 게 감사했어요. 덕분에 기획안 작성을 어려워하던 다른 협력요리사에겐 벤치마킹할 좋은 기회가 생겼죠. 메뉴판을 지역에 공유하겠다는 게 「신토불이」의 본래 목적이었지만, 함께 기획을 설계할 수 있는 네트워크를 얻었다는 것도 큰 수확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진행하며 기억에 남는 순간이 있다면?첫 회차가 기억나네요. 기염을 토했던.(웃음) 이런 모임을 진행하면 다들 일이 바쁘니까 출석률이 낮을 때가 많다는 걸 알고 있었거든요. 특히 예술인들은 직장인보다 일정이 불규칙하니까, 필요한 모임 인원의 두 배수는 모아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첫 회차에 전원이 다 모인 거예요. 지역 청소년을 위해 우리가 좋은 콘텐츠를 제공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어떤 콘텐츠가 좋은 콘텐츠일지, 열정적으로 이야기 나눴죠. 후반에 출석률이 낮아지면서 힘이 좀 빠지긴 했어도, 만날 때마다 “배고파서 못 견디겠다”고 할 때까지 한두 시간은 너끈히 회의를 진행했어요. 함께한 식사 자리도 금세 끝난 적이 없죠. 속 깊은 이야기를 나누면서 끈끈하게 소통했던 순간이 기억에 남네요.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의정부 시민들이 지역 예술에 많이 관심 가져 주시면 좋겠다는 말씀 전하고 싶어요. 지역 예술인의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정책적인 방안이 마련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요. 협업셰프가 들려준 수많은 이야기로, 그가 지역 예술 생태계에 대해 얼마나 치열하게 고민해 왔는지 느낄 수 있었다. 나아가, 협업셰프와 협력요리사의 노력이 담긴 ‘메뉴판’이 의정부 곳곳에 스며들기를 응원하게 되었다. 협업셰프의 바람대로, 의정부 안의 지역 예술 생태계가 강건한 기반을 가질 수 있기를, 또한 의정부의 색채를 담은 고유한 예술성을 키워나갈 수 있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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