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예술가 #창작활동 #커뮤니티 Intro.2023년 10월 1일. 가을 냄새 물씬 풍기는 한가위 연휴의 한복판에, 「아트플랫폼031」의 협업셰프, 유희리 님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는 의정부의 여러 청년 예술가와 함께 지역성과 공공예술을 화두로 협업레스토랑을 진행했으며, 현재 총 5회로 구성된 모임 가운데 마지막 회차만을 남겨둔 상태다. Q. 셰프님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안녕하세요, 협업레스토랑 「아트플랫폼031」의 셰프 유희리입니다. 연극에 몸담은 지 10년 차 된 배우예요. 초·중·고등학생 교육, 성인 발달장애인 연극 치료도 함께하고 있고요. 9월 8일 개관한 예술 공간 「휴서사」의 공동대표이기도 합니다. Q. 「아트플랫폼031」을 소개해 주세요.의정부에 거주하거나 의정부에서 활동하는 청년 예술가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협업레스토랑입니다. 예술가, 그 가운데에서도 청년 예술가인 우리 자신의 정체성과 창작에 대해 고민해 보고 싶었어요. 시각 예술, 뮤지컬, 영상, 레진 아트, 탭댄스 같이 다양한 장르에서 활약하는 협력요리사들과 함께하게 된 덕분에, 공연 예술에 익숙했던 제가 다른 예술의 세계를 조금씩 맛볼 수 있었습니다. Q. 협업레스토랑을 진행하면서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나요?첫 회차 때, 자신이 어떤 분야에서 어떤 창작 활동을 해왔는지 소개하는 시간을 가졌어요. 그때, 저는 말로 자기소개를 했거든요. ‘안녕하세요, 배우로 활동하고 있는 유희리입니다’, 이렇게요. 그런데 다른 분들은 영상과 사진을 보여주시더라고요. 예술가로서 창작을 수행하는 시간과 결과물을 아카이빙한다는 게, 완성과 동시에 사라져 버리는 공연예술과 다르게 느껴져서 신기했어요. 존경스럽기도 하고요. 다른 예술가의 삶을 들여다보며 시야가 넓어지는 느낌이 들어서 인상적이었어요. Q. 「아트플랫폼031」 안에서 ‘공공예술’이 중요한 화두였지요. 유희리 셰프가 생각하는 공공예술이란 무엇인가요?협업레스토랑을 준비하면서 ‘공공예술’에 대해 검색해 봤어요. 사전에 등재된 말이 아니어서 그런지, ‘미술의 한 종류’라는 말 외에는 제대로 된 풀이가 나와 있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냉큼 ‘공공예술’이라는 말을 썼어요. 내 색깔대로 ‘공공예술’을 해나갈 수 있을 것 같았거든요(웃음). 제가 생각하는 공공예술은 거리공연 같은 거예요. 어렵게 시간을 내거나 비싼 돈을 들여 먼 극장에 찾아가지 않더라도, 산책하다가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는, 도시 안에서 이루어지는 예술이요. Q. 「아트플랫폼031」 안에서 어떤 예술 창작 아이디어가 나왔나요?회마다 짝지어 기획안을 만들고, 그중 1개씩을 투표로 선정했어요. 지금까지 협업레스토랑을 4회 진행했으니, 총 4개의 기획서가 나왔죠. 여러 예술 장르를 복합적으로 활용한 기획이 많아요. 그중에 ‘릴레이 시나리오’라는 기획도 있어요. 의정부 시민이 모여서 한 문장씩 이어서 이야기를 만드는 거죠. 2021년도에 백만원 실험실로 진행했던 기획인데, 당시에 사비를 들여 시나리오화하고 단편 영화까지 만들었거든요. 그걸 다시 발전시켜서 ‘릴레이 시나리오 2.0’을 해보자는 거였죠. 그 외에도 레진 아트와 탭댄스를 결합해서, 레진 아트로 만든 댄스 플로어 위에서 탭댄스를 추는 영상을 찍는다거나, ‘의정부 시민의 일상’에 대한 숏폼을 모아 플랫폼에 송출한다는 기획도 있었어요. Q. 협업레스토랑을 진행하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아쉬웠던 점이 있나요?협업레스토랑을 통해서, 다른 청년 예술가를 만나고 소통하는 건 재밌고 즐거웠어요. 그래도 어려웠던 점을 굳이 골라야 한다면, 모임을 홍보하는 일을 꼽고 싶네요. 홍보를 많이 하고 싶었는데, 도대체 뭘, 어떻게 해야 할지 난감하더라고요. 포스터라도 붙여야 하나, 고민이 많았어요(웃음). 사실 저는 이번 협업레스토랑에 20명쯤은 너끈히 모일 줄 알았거든요. 제가 직접 알고 있는 사람만도 그보다 많아서. 협력요리사 모집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서, ‘청년 예술가들이 이렇게 없다니?’하는 생각이 들어서 아쉬웠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지역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특히 청년 예술가에게 말씀 남기고 싶어요. 의정부에서 함께 실험하고 싶은 청년 예술가분들과 함께하고 싶다고요.(웃음) 청년 예술가 여러분, 언제든 예술 공간 휴서사로 연락 주세요! Outro.서늘한 아침 바람을 맞으며 유희리 셰프와 2시간여 이야기를 나누었다. 쉴 새 없이 흐르는 이야기에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을 모르고서. 청년 예술인이 품은 포부에 매료된 탓이었으리라. 이야기에 귀 기울이는 동안 「아트플랫폼031」 또한 오늘과 같이 농도 짙은 열정으로 가득했을 것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었다.의정부의 민간 예술이 활성화되어, 많은 청년 예술인이 활약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또렷하고 열기 서린 목소리로 이야기하던 유희리 셰프. 그의 바람과 같이, 청년 예술인 네트워크가 의정부 안에서 더욱 견고하게 자리 잡을 수 있기를 바란다.